토요일 저녁이 2018 아시안게임 개막식 날인지도 몰랐다.

이번에도, 2 : 1로 진 축구 예선처럼,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발견했다. 그러니까 주말드라마 시간. 어차피 무관심 시간대였다. 개막식 정도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볼 수 있다. 감동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아도 무리 없을 행사.


공연하는 가수들을 보면서 말레이시아에 열린 경기 개막식에 앙군 Anggun이 딱 아닌가 생각했다. 앙군 정도면 프랑스권에서는 아주 유명하고, 영어권도 익숙한 편이며, 본국 말레이시아에서도 아주 유명한 가수다. 딴짓 하느라 개막식 중계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그런데, 그런데, 낯선 언어지만 익숙한 목소리.... 아, 앙군!

카메라 각도는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엉망이지만... 역시나 앙군이어서 즐겁다. 앙군이 개막식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내가 게을렀고 무관심했기 때문에 무대에서 노래한 그 순간에야 알 수 있던 것 뿐. (이쯤 해서 말해두는데,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말레이시아, 2018, 아시안게임, 개막식과 아무 관련 없는 앙군 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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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시디장을 뒤적거려 앙군 CD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앙군이 2003년 6월에 프랑스문화원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소규모 공연도 했는데, 그때 공연 말고 다른 일로 그녀를 만났다.



그때 받은 사인이 작은 증거. (이름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첫 번째 영어 앨범 [Snow On The Sahara] (Epic, 1997) 아티스트 이름 바탕에 사인이 인쇄되어 있다. 두 번째 영어 앨범 [Chrysalis] (Columbia, 2000)에 사인을 받았는데 인쇄본과 큰 차이가 없다. 사인을 연습해두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하.




앙군을 만난 이유는 이 사진의 제일 위에 놓아둔 음반 때문이었다. 프랑스 프로듀서 Alan Simon(프랑스 사람이라길래 '알랑 시몽'이라고 읽는데, 뭐, 아니면 말고지.)의 대규모 기금 마련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Gaia] 음반이었다. 그 음반 속에 이탈리아의 주케로 Zuchhero와 말레이시아의 앙군이 함께 노래한 <World>가 수록되어 있다. 사진 속 음반은 오리지널이 아닌 <World>를 포함해 여섯 곡을 수록한 홍보용 CD다. 덕분에 앙군 자리에 함께 꽂혀 있다.


이렇게 해서, 2018 말레이시아 아시안게임 개막식 덕분에 앙군을 호출해봤다는 이야기.



* 오늘의 배경음악으로 삼기에 애매모호하여 글 마지막에 붙여놓는 '오늘의 배경음악일 수도 있는 배경음악'


Anggun <Snow On The Sahara> (Epic, 1997)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앙군의 노래는 <Snow On The Sahara>다.

한 곡 더 꼽는다면 영화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사운드트랙에 들어간 앙군의 노래 <Oceanlove>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