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달력 한장을 이제야 뜯어냈다.
달력을 뜯으면 편해지는 시기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붕- 떠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다.
자꾸 무거워진다.

환율만 아니라면 가까운 곳 하나를 찍어놓고 비행기 표를 어떻게 구할까 찾아봤겠지만 치솟은 환율 덕에 카드 해외사용금액이 제로가 된 지 오래다. (비행기 표 결제하는 건 국내 사용금액이구나...... 게다가 비행기 표를 찍어놓기는 하지만 사는 건 2년, 3년에 한번쯤이다.)

붕- 뜨고 싶은 마음에.
열기구라도......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떼고 혼자 활동을 시작한 알란 파슨스 Alan Parsons가 라이브 앨범에 이어 두번째로 발표한 앨범 「On Air」(CNR Music, 1996).
알란 파슨스는 키보디스트로 참여하며 프로듀스와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고 게스트 보컬과 세션을 기용해 앨범을 작업하는 것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때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확실히 음악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시절에 비해 떨어진다.

이 앨범의 주제는 (날것 raw 말고) 날 것의 역사다. 그 이면에는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로 이 앨범의 세션에서 핵심을 담당한 Ian Bairnson의 사촌형이 이라크에 파병되었다가 사망한 것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가 가사를 담당한 <Brother Up In Heaven>은 추모곡이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DVD가 아닌 CD-Rom으로 추가한 디스크에는 날 것의 역사를 담고 있다.

하늘을 나는 열기구는 스톰 소거슨 Storm Thorgerson의 작품이다. 헬륨가스를 채운 돼지도 날려봤으니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을 듯하다.




<Lady Madonna>로 데뷔할 때부터 일본 밴드답지 않게 부드러운 영어 보컬이 마음에 들었던 일본 밴드 러브 사이키델리코 Love Psychedelico의 앨범 「Golden Grapefruit」(JVC, 2007)의 커버.

구조상 만들기 힘들 것 같은 하트 무늬 풍선으로 만든 열기구. 그래도 아주 선명해 기분 좋다.
하트는 러브 사이키델리코가 발표한 데뷔 앨범 「The Greatest Hits」(JVC, 2001)부터 로고로 사용하는 이미지다. 이번 앨범 커버의 아랫쪽 LOV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커버 디자이너는 Keisuke Matsuda라고 적어놓았는데, 누군지 검색되질 않는다. 러브 사이키델리코의 주변 동료인 모양이다. 도시를 날아다니는 빨간 하트모양 열기구...... 저 정도 높이면 한번 타보고 싶다.


Linda Perry / In Flight

요즘에는 '프로듀서'라는 직함이 훨씬 어울리(고 그 역시 프로듀서 외의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린다 페리 Linda Perry의 솔로 데뷔 앨범 「In Flight」(Interscope, 1996).

단 한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사라진 밴드 포넌블론즈 4 Non Blondes의 보컬이었다 음악성 차이로 결별하고는 혼자 발표한 앨범인데, 아직 들어보진 못했다.

그 놈의 <What' Up>만 아니었다면 포넌블론즈도 오래 갔을 거고, 그만큼 린다 페리에 대한 반감도 거의 없었을 건데, 아쉽다. 아니, 린다 페리가 문제가 아니라 너도 나도 <What's Up> 흉내내기에 바빴던 그 시절 한국 대중음악이 짜증났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흉내내기도 자기 것이 있는 상태에서 해야지, 무턱대고 비슷하지도 않은 음색인데도 여자인 데다가 보컬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으면 <What's Up>을 불러제꼈으니.... 원.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의 애니메이션 주제가, 삽입곡 등을 오르골로 연주한 곡을 모은 「Hayao Miyazaki Best Music Box Collection」(BMG Japan, 2008)의 커버.

여러 아티스트가 각각 연주한 곡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 아니라 여러 아티스트가 한꺼번에 참여해 이 앨범의 수록곡을 연주한 앨범일 것이다. 부클릿을 보면서도 누가 연주를 했는지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아쉬움이지만, 워낙 유명한 음악이고 거기에 오르골 연주라 누가 연주해도 거기서 거기라 신경 쓰지 않고 들을 수 있어 좋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이미지와 오르골의 동화 같은 소리, 그리고 음악만큼 동화의 이미지를 전해주는 커버까지, 상상한 딱 그만큼의 음악이다.
그렇지만 가끔 듣는 오르골 소리는 좋은데, 오르골만 한 시간 이상을 들으니 조금 피곤하기도 하다.


이런이런......
열기구라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커버/스토리인데, 마지막 문장이 피곤하다로 끝났다.
찌뿌두둥한 상태에서 써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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