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제목을 달고
아직 살아 있다는 의미에서 간단하게 올리려고 준비했던 글인데, 그것조차 완성하지 못했다.
11월부터 세달동안 (마음만) 골골거렸으면 충분하다. 세 달이면 되었지......
그래도 제목을 바꿀 필요는 없다. 정말로 조금만 보여주는 앨범 커버 이야기니까.
Tommy Emmanuel 「The Mystery」 (Favored Nations, 2006)
기타리스트 토미 엠마뉴엘. 그의 음악 전체를 꿰찬 적 없지만 간간이 듣는 그의 음악은 언제나 따뜻하다. 얼굴 반쪽만 보여주기...... 음반 커버아트에서는 흔하디 흔하다. 얼굴을 내세운 앨범을 찾는 건 해수욕장에서 모래알 찾는 것 만큼이나 쉽다. 가장 편하게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방법. 하지만 맨 얼굴 보여주는 것만큼 식상한 것도 없다. 그래서 슬쩍 변형해 모두 다 보여주지 않는 앨범커버를 만들게 된다. (이런 앨범커버도 도로에서 자동차 찾는 것만큼 쉽다.
나머지는 상상력을 동원해서 맞춰볼 수도 있고, 사진을 찍는 것도 분명한데,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기만적인 표정을 짓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정말로 너무 바빠서 조금만 보여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Mercedes Sosa 「Cantora 1」(RCA, 2009)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의 거장 메르세데스 소사 Merdeces Sosa의 최근 앨범.
아픈 상황에서 녹음을 제대로 진행하지도 못하다가 결국 이렇게 완성을 했는데...... 완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 앨범을 만들 때 메르세데스 소사는 의자에 앉아서 녹음을 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앨범 「Cantora」는 1과 2, 두 장으로 나눠진 앨범. 왼쪽의 커버아트는 2다. 1과 2가 합쳐지면 얼굴이 완성되는 형태다. 「Cantora 1」은 두 장의 수록곡을 한 장으로 압축해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공개한 앨범 커버이기도 하다. 마지막 미소다. 온화한.
몽라 「A Dreaming Kid」(Chili, 2005)
몽라 「Jealousy」(Chili, 2007)
그리 흔하지 않은
세레민 Theremin 연주자 몽라가 발표한 두 장의 앨범 커버 역시 조금만 보여주기 앨범 커버다. 세레민이라는 게 음향에 가까운 전자음악 악기이기 때문에 실험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겠지만 대중성에서는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몽라는 세레민 연주자로 소개되고 있지만 오히려 피아노를 더 즐겨 사용한다.
얼굴도 보여주고
촬영할 때 어색한 분위기도 감추고
(만약 내가 이런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이 이유 때문에 더 조금만 보여주려고 노력할 것 같다. 사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여전히 흥미롭지 않다......)
보는 이의 상상력도 자극하고.
그래서, 여러모로 즐겨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앨범 커버아트다.
바쁜 척 하느라 시도한 커버/스토리라 이 정도만 꺼내놓았다. 나머지는 직접 자신의 라이브러리를 살펴보며 채워보시길. 해수욕장에서 모래알 찾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