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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든 소녀... 다니엘 라누아, 그리고 얀 사우덱



얼마전 힘겹게 다 읽은 밥 딜런 자서전을 보니 다니엘 라누아 Daniel Lanois에 관련한 글이 나온다.
밥 딜런은 U2의 보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노의 권유로 다니엘 라누아를 만나게 되는데, 첫 대면 순간은 이랬다[고 한다].

"나는 대니를 좋아했다. 큰 이기심이 없는 것 같았고, 통제가 잘 되는 사람으로 보였다. 수완가라는 인상은 없었다. 그는 음악에 특별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빛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는 빛을 켤 수 있는[sic]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재즈광처럼 보였다. 무슨 일을 할 때는 세계의 운명이 그 일의 결과에 달린 것처럼 일했다." (밥 딜런 著, 양윤모 譯, 바람만이 아는 대답, 문학사상사, 2005. p.192)


후, 짜증나는 번역이자 생각없는 번역의 정석이다. 뭔말인지 한글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래도 다니엘 라누아의 이야기라 인용했다.
밥 딜런이 다니엘을 만난 이유는 새 앨범의 프로듀서를 찾기 위해서다. 다니엘 라누아는 U2와 피터 가브리엘의 앨범에도 참여한 멋진 프로듀서지만, 솔로 아티스트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솔로앨범이 여섯장이나 된다.)


「For The Beauty Of Wynona」(Warner, 1993)는 다니엘의 두번째 솔로 앨범.
이 앨범을 갖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해준 것은 커버였다.
그렇지만 앨범의 구입을 주저한 이유는 올뮤직에 올라간 커버나 이베이에 올라온 커버가 편집된 인상을 풍겼기 때문이다. 검열 없는 오리지널을 갖고 싶었다.



올뮤직에 올라온 커버는 이렇다.
아주 적당하고 적절한 위치에 "American Edition"이라고 써놓아 포르노그래피를 연상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줄여주었다. 그럼 이것은 아메리칸 에디션?
다니엘이 캐나다 출신이니 혹시 캐나다는 다르게 나왔을까 싶어 캐나다에 계신 분에게 확인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확인과 동시에 매장에 딱 하나 남아있던 앨범을 들고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직접 한국으로 보내주었다. (난, 그저, 편집되었는지 아닌지만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꼭 선물을 강요한 것 같아 엄청 미안해졌다. 그래도, 갖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커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눈물을 흘리며), 받았다.)


이 앨범은 그의 앨범 가운데 그나마 빌보드차트에도 올랐다.
(놀랍고 멋진 일은, 지난해 발표한 최신작 「Belladonna」는 그래미 후보로 올랐다는 것이다. 오, 다니엘이..)
앨범에는 1991년에 개봉한 빔 벤더스의 영화 'Until The End Of The World'의 사운드트랙에 먼저 실린 <Sleeping In The Devil's Bed>도 다시 수록했고, 앨범 타이틀 트랙과 싱글 커트된 <The Message> 정도가 귀에 쏙 들어온다.



처음에는 이 커버가 그림인 줄 알았는데, 부클릿에 적어놓은 글을 보니 사진이었다. 체코 프라하 출신의 사진작가 얀 사우덱 Jan Saudek의 '칼 The Knife'이라는 작품. 웹 서핑을 통해 몇장을 사진을 더 볼 수 있었다. 흠, 그러고 보니 익숙한 사진이 하나 더 있다. (그건 이후 커버 스토리에 올릴 예정)
- 이글루스 샤이닝님의 블로그
- 최순호의 디카로놀아보자 에 가면 얀 사우덱의 다른 작품도 볼 수 있다.
mp3가 아니라 CD로 음반을 대한다면 생기는 장점은 이런 부차적인 정보를 '확실히'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저 소녀는 왜 왼손을 뒤로 숨기고 있는 것일까?
그 손에는 무엇을 들고 있을까?
앙상한 갈비뼈를 더욱 강조하려고 그렇게 찍은 걸까?



아, 무척 뒤늦은 업데이트. 2017. 08. 04

10년 전 올린 글을 읽어봤는데... 도대체 뭔 말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개판이다... 무엇보다, 이 앨범 커버의 오리지널, 검열 같은 문제를 제기해놓고 답도 남겨놓지 않았다. 무심하게 10년이 지나가버렸다. 사실 글에 답이 있긴 한데 다시 정리하면, 오리지널 커버는 당연히 캐나다 커버이다. 미국판은 오리지널이 예술작품이긴 하지만 그냥 내보내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어서 아메리칸 에디션이라는 글자를 적당한 위치에 넣었다. (음반 소매상들이 원래 커버를 그대로 쓰면 판매를 거부하겠다고 해서 만들어낸 고육지책인지도 모를 일이다. 여러 번 이런 수모를 당한 커버아트가 많다는 걸 감안하면 아주 틀리지는 않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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