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알고 있어도 쓸 데는 없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나은 상식 하나.
오비 obi라고 부르는 띠지에 음반에 대한 간략한 해설을 써놓는 일본을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에는 띠지를 만들어 다양한 정보를 주고 있다. 도음이 되고 되지 않고는 각자 판단할 문제지만, 띠지가 점점 진화해 디자인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일본 음반의 경우 이 오비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중고 가격이 달라진다.)
이것 외에도 CD에는 다양한 스티커가 붙는다.
싱글 정보나 음반 해설, 음악매체의 평을 적은 스티커들을 잔뜩 붙이는데... 요즘 국내 제작 음반을 보면 심심찮게 이 스티커가 보인다.
처음에는 재활용 표시인줄 알았다.
혹시 프랑스에서 제작한 CD의 표기는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이 스티커가 의미하는 건 일반 음악팬은 알아봐야 아무 소용 없는 내용이다.
FRA는 "Free Return Album"의 약자.
말하자면, 자유롭게 반품할 수 있는 음반이란 뜻이다. 음반사와 도매상, 또는 소매상 사이에는 서로 정한 반품 비율이 있다. 그 비율 때문에 선뜻 많은 양을 주문할 수 없다. 안팔리면 재고로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스티커를 붙인 음반은 주문량 신경쓰지 말고 (많이!) 주문하고, 반품할 때도 맘 놓고 반품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많은 양을 주문하면 음반 발매사는 여러 이득을 얻는다. 우선 많이 배포를 하면 한 장이라도 더 팔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초도 물량을 키워 음반 관련 리포트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음반계에서만 통용되는 게 아니다. 첫 출고 물량이 얼마인가에 따라 인기 또는 매출이 비례한다고 믿는 현상은 거의 모든 상업 행위에서 기본이다.
(반품은 나중 문제가 될 테니) FRA 스티커는 적당한 선에서 음반사와 도매상의 윈윈전략인 셈이다.
그런데... 수입앨범에 이런 스티커가 붙기도 한다. 이 스티커의 정체는?
메트로라면...
맞다. 아침에 지하철 역앞에서 만날 수 있는 바로 그 신문이다. 외국에서는 음반에 메트로 스티커를 붙이면 무료로 메트로에 광고를 해준다고 한다. (광고를 무료로 하기 위해 음반에 메트로 스티커를 붙일 수도 있겠다.) 이게 전세계에서 통하는 메트로의 정책은 아니지만 사진으로 찍은 앨범의 원산지 프랑스에서는 그런 의미에서 붙이는 스티커다.
그러니까 바터 barter인 셈. 이것 역시 적당한 선의 윈윈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