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쓴 첫 글이 2006년 3월 10일.
정말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만 15년이네요. 블로그로 이룬 건 없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https://whiteryder.tistory.com 이라고 치면 아직도 여기가 나오니까 말이죠. 15년 동안 살아있는 링크, 나쁘지 않겠죠? 블로그 타이틀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HEY JUPITER... ARE YOU BLUE?"였습니다. 블로그 제목의 유래는 이미 오래 전 공지에 적어두었습니다.
블로그 방문자는 여전히 적습니다. 워낙 조용히 지냈거든요.
우선, 제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주변 사람에게도 이 블로그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알려지는 게 싫었죠. (그러면 왜 블로그를 유지하고 있었을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미스터리입니다.) 글 올리는 속도도 형편없었습니다. 하루에 한 개에서 일주일에 한 개로, 한 달에, 그러더니 1년에 한 개의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방문자가 적은 이유는, 무엇보다, 글이 재미없어서겠죠. 삶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도 없고,, 멋진 글솜씨도 없으며, 음악 블로그라 해놓고도 알고 싶은 아티스트나 최신 히트곡 따위는 거의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던 거죠. 심지어 토리 에이모스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 그의 음악과 관련 있는 글을 쓰겠다며 시작했는데 토리 에이모스의 바이오그래피나 디스코그래피 조차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조용할 수밖에요.
사실, 여기를 팽개치진 말고, 재미는 재미있는 곳에서 찾으시길 바란 건데 말이죠. 하하.
그래서 마음에 드는 스킨으로 바꾼 김에, 블로그 타이틀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날짜를 맞췄죠. 만 15년이 되는 오늘, 2021년 3월 10일로요.
어디선가 본 제목 같기도 할 겁니다. 맞아요. 어딘가에서 써먹었던 제목입니다. 그렇지만 훔치진 않았습니다. 온전히 제 아이디어로 시작했고, 이 블로그에서도 제목과 내용이 따로 놀지 않습니다. 다른 블로그처럼 한글로 블로그 제목을 달아도 좋겠다고 생각한 점도 큰 이유입니다. 여전히 진지한 깊이나 유쾌한 재미는 없겠지만 말이죠.
이미 이 블로그에서 약간 바꿔놓은 게 있습니다. 토리 에이모스의 음악을 다루는 카테고리 [토리의 방]은 해체해 [듣다]와 [커버/스토리]로 옮겨놓았습니다. 쓸데없는 글 몇 개는 지웠고요. 토리 에이모스도 이제 느린 활동기에 접어들어 그를 따라가는 제 흐름도 느려졌습니다. 이 블로그가 그랬던 것처럼, 아예 놓아버리지는 않겠지만 새 앨범 나온다고 헤헤, 새 싱글 나온다고 헤헤, 음악상 시상식에서 상 탔다고 헤헤, 롤링 스톤 명반 500장 같은 유명 리스트에 거론되었다고 헤헤, 그럴 일은 없겠죠. 그냥 다른 음악처럼 흘러갈 겁니다.
이 블로그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늘 그랬듯, 불친절하고, 뜨겁지 않고, 조용히 지나갈 겁니다. 그러면, 왜 블로그를 유지하려 하냐고요? 그거 참, 저도 그게 궁금해졌습니다. 왜일까요?
그나저나, 그래서, 바꾼 블로그 타이틀이 뭐냐고요?
어?
이미 봤을 텐데요?
♬ 진짜 커버/스토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