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내가 쓰는 이어폰.
그리 좋은 제품은 아니다.
같은 게 몇 개 있어서 고장날 때마다 바꾸거나 분실했을 때 교체하거나 했는데, 이제 마지막 이어폰이다.

예전에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절대 잠들지 않고 음악을 들으며 항상 책을 읽었다.
이상하게도 책을 읽은 날은 항상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정말 깨지는 것 같았다.
심지어 창 밖의 간판을 집중해서 보거나, 옆자리 앉은 사람의 신문을 바라봐도 그랬다.
그때마다 진통제를 먹어야 했는데, 알고 보니 내 시신경이 상당히 약한 편이라 초점을 맞추려고 고생하다가 생기는 증상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버스에서는 절대(!) 책을 읽지 않는다.
대신 잠을 자거나 음악만 듣는다.

음악도 그렇게 크게 듣는 편이 아니다.
내가 이어폰을 끼고 있어도 저 멀리 다른 사람의 이어폰 속 노래를 들을 수 있을 정도.
이유는 간단하다. 귀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면 "이것도 노래냐!!"라고 흥분하던 곡도 좋게 들린다.
하이엔드 기기에 물려 큰 소리로 듣는다면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아드레날린도 팍팍 분비되는 것 같다. (정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제발 볼륨을 낮췄으면 좋겠다.
자기 기분에 취해 귀 버리는 줄 모르고 크게 듣는 사람들 보면 걱정된다.
이어폰 틈으로 삐져나오는 음악을 듣는 건 주변 사람들 신경을 예민하게 만드는 건 물론이고, 자기 귀 망가지는 지름길이다.

'Rolling Stone' 인터넷판에서 휴대용 기기 때문에 가는귀 먹는 상황에 대한 칼럼 "Music Making Fans Deaf?"를 실은 적이 있다. 이게 한 1년쯤 지나니 비슷하게 번역해서 우리나라에서 최초 작성한 기사인 양 은근슬쩍 소개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 칼럼은 마지막에 ‘당신의 귀를 보호하는 다섯가지 방법 Five Ways to Save Your Ears’이라는 친절한 가이드라인 제시로 마무리된다. 무조건 참고할만하다.


당신의 귀를 보호하는 다섯가지 방법 Five Ways to Save Your Ears

1. 방음제를 사용하라 Wear Earplugins
콜드플레이 Coldplay와 데이브 매튜스 밴드 Dave Matthews Band처럼 누구나 귀 보호장비를 해야 한다. 싸구려 폼 foam을 사용한 소음감쇄용 방음제는 하나마나. 탁월한 효과를 가진 Etymotic의 ER-20(12달러. www.etymotic.com)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2. 볼륨을 낮춰라 Turn it down
기기의 볼륨을 너무 높이지 말아라. 지하철은 최고 105 데시벨의 소음이 발생하는데, 이때 음악을 들으려면 110 데시벨까지 높여야 한다. 이 상태로 30분이 넘으면 (귀가) 위험하다.

3. 차라리 좀 더 좋은 헤드폰을 써라 Get better headphones
헤드폰은 외부 소음을 줄여 기기의 볼륨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Etymotic의 ER6(139달러)와 슈어의 E4C(299달러)는 외부 소음을 제대로 차단해주는 동시에 훨씬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좀 싼 제품은 50달러짜리 소니의 MDR-EX71이 있다,) 보스의 QuietComfort 2(299달러)는 미세한 소음까지 잡아주는 제품이다.

4. 귀에 휴식을 줘라 Give your ears a rest
“금요일 밤의 록 콘서트장은 최악”이다. 공연장의 고출력 앰프에 노출된 후 18시간은 휴식을 취해야 귀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5. 담배를 끊어라 Quit smoking
“시끄러운 공연을 본 후 담배를 피우면 귀의 신경세포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원본: 롤링스톤 인터넷판 2005년 11월 18일자)
현재 원본 링크는 끊어진 상태라 사이트 캡처 pdf 링크가 있다. [여기를 클릭하면 읽을 수 있습니다


굳이 이렇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볼륨을 높인 상태로 이어폰을 쓰면 가는귀 먹는다는 건 알 게다.
남들 짜증도 좀 줄여주고, 자기 귀도 보호하면서, 음악도 즐기려면, 힘들겠지만,
볼륨을 낮춰야 한다.

예전에 버스에서 한 여학생이 메탈리카의 <Master Of Puppets>를 듣는 걸 삐져나온 소리로 같이 들었다.
멋지고 좋은 음악 듣는 건 좋은데, 귀 다치는 것 좀 생각하면서 듣는 게 좋다.

나중에 정말 후회한다.
 

※ 이 글은 2005년 12월 12일에 저의 다른 블로그에 썼던 글입니다. 그 블로그에서 음악 카테고리를 비공개로 바꿨기에 여기로 옮겨왔습니다. 몇 글자 수정했습니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