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2010년 6월 7일 공개 예정인 케미컬 브러더스 The Chmical Brothers의 새 앨범 「Further」(Parlophone, 2010)의 앨범 커버.
올해 절반이 가는 동안 마음에 드는 커버를 만나지 못했는데, 이 앨범 커버는 일단 상반기 최고의 커버아트로 뽑는 동시에 2010년 베스트 커버아트 리스트에 올려놓는다. 이유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썼다면 이 글의 카테고리는 커버/스토리에 넣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앨범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앨범 또는 커버아트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미뤄두고, 대신 지금은 첫 싱글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이야기나 해야겠다.

싱글 <Swoon>이 공개되자마자 케미컬 브러더스의 새 음악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긴 하지만, 나는 만족한다. (커버아트에서 받은 인상이 음악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기도 하다.) 케미컬 브러더스의 90년대와 2000년대는 분명 다르다. 지지도도 2000년대가 90년대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래도 단순한 믿음인지는 몰라도 아직 음악적 상상력을 완전히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Swoon>에서 시작할 무렵부터 들리는 윙윙거리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최근 들었던 그 어떤 사운드 샘플보다 강렬하다. 게다가 커버아트와 마찬가지로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그러면 뮤직비디오.


까만 배경은 도시의 거리이기도 하고 허공이기도 하고 물속이기도 하고, 우주이기도 하다.
어쩌면 나/당신의 방일 수도 있다.
뮤직비디오를 보며 내가 상상한 건 별 게 아니다. 그저 공간에 대한 상상일 뿐.

그렇지만 뮤직비디오 화면을 기술적으로 이용한 또 하나의 상상을 해본다.


케미컬 브러더스의 공연을 시작하는 곡으로 <Swoon>만큼 멋진 인트로가 어디 있을까.
앨범 커버도 그렇고,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음악을 들으며 상상하는 재미. 누구나 열광하던 90년대보다는 관심이 시들해진 2000년대의 케미컬 브러더스가 요즘은 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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