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어느날 갑자기 예전에 듣던 노래가 툭 떠오를 때가 있다. 조금 전처럼.

저절로 흥얼거린 노래, "루츠~ 블러디 루츠!" 세풀투라의 [Roots]를 시작하면 곧바로 들을 수 있는 첫 곡의 첫 가사다. (그리고 곡 제목이기도 하다.) 허, 거참. 한동안 잊었던 세풀투라가 왜 떠올랐을까.



Sepultura [Roots] (Roadrunner, 1996)

그런데... [Roots]가 없다. 가장 좋아하는 세풀투라 앨범인데...



내가 가진 세풀투라 앨범을 다 꺼내봤는데 정말 [Roots]만 없다. 지구레코드에서 나온 버전으로 가지고 있었다가 로드러너 레이블을 워너가 배급하게 된 시점에 때마침 발표 25주년 에디션으로 국내에 소개되어 그걸로 교체한 기억이 나는데... 어딘가 처박혀 있을 텐데 어떻게 찾는담...



에라,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꺼내놓은 김에 이 소리 저 소리나 하자.



Sepultura [Dante XXI] (SPV, 2006)

초기 앨범 커버도 좀 그렇긴 하지만 이 앨범 커버는 가장 세풀투라답지 않다. 그런 이유에서, 이 앨범 이후 세풀투라의 음악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국 내가 가진 세풀투라 음반 가운데 가장 최근 음반이 되어버렸다.



Sepultura [Against] (Roadrunner, 1998)

세풀투라의 핵심 막스 카발레라 Max Cavalera가 밴드를 떠나자 데릭 그린 Derrick Green 을 영입했다. 그가 참여한 첫 앨범. 아, 맞다. 이 앨범 때문에 세풀투라가 생각난 게다. 이 앨범 커버 담당을 확인하려다 루츠~ 블러디 루츠!를 노래하면서 세풀투라의 기억을 떠올렸다. [Against]에서 확인해야 했던 이유는 음반 커버 아트가 중국의 영향을 받았나 아니면 일본의 영향을 받았나였다. 확인 결과 일본 아티스트가 연결되어 있다. 뒷면을 은근슬쩍 함께 찍은 이유. 새로운 커버/스토리는 정리해 곧 공개해야지.



Sepultura [Arise] (Roadrunner, 1991)

Sepultura [Chaos A.D.] (Roadrunner, 1993)

<Roots Bloody Roots>를 듣지 못했으므로, 꿩 대신 닭처럼 선택한 [Chaos A.D.]의 첫 곡 <Refuse/Resist>를 듣는다. 첫 곡을 듣고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잘 만든 곡을 첫 트랙에 올려놓은 덕분에 몇 곡 더 듣기로 했다. 불길해보이는 이 커버, 무척 섬세하다. 누구였지?


부클릿을 뒤적거려 Cover Illustration: Michael R. Whelan 이라는 문장을 발견한다. 구글 검색으로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위키에서 마이클 R. 웰런 항목을 찾는다. SF 판타지 관련 일러스트를 주로 그린 아티스트인데, 앨범 커버도 꽤 많이 그렸다. 마이클 웰런은 세풀투라의 [Chaos A.D.]를 포함해 네 장의 세풀투라 앨범 커버아트를 담당했다. 꽤 화합력이 좋았던 모양이다. 마이클 웰런이 커버아트를 담당한 세풀투라 앨범은 [Beneath The Remains] (Roadrunner, 1989), [Arise], [Chaos A.D.], [Roots]다. 모두 세풀투라 전성기 앨범이다. 이중 [Beneath The Remains]은 'Nightmare In Red'라는 작품명을 가진 마이클 웰런의 오리지널을 커버아트로 썼다.



* 위키의 도움을 받으면 마이클 웰런이 커버아트를 담당한 작품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클 웰런의 커버아트 가운데 가장 찬사를 받은 작품은 1995년 미트 로프 Meat Loaf가 발표한 [Bat Out Of Hell II: Back Into Hell] (MCA, 1993)이다.

한때 좋아했던 오비추어리 Obituary의 [Cause Of Death] (Roadrunner, 1990)도 마이클 웰런의 작품이라니 이것도 가져와 사진을 찍었다. 진작 알아봤어야 했는데. 가장 이색적인 마이클 웰런의 커버아트는 잭슨스 Jacksons의 [Victory] (Epic, 1984)라고 하겠다. 사진을 그대로 그림으로 옮긴 것 같은데 굳이 마이클 웰런의 손을 빌려야 했나 싶다. 누구나 그랬을 게다. 하지만 부클릿을 펼쳐놓고 천천히 살펴보라. 마이클 잭슨 일가의 배경 그림이 그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마이클 웰런의 핵심 관심사인 사이언스 픽션의 한 장면이다. (그런데 내가 가진 이 앨범 CD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름을 발견하지 못했다. 국내 제작과정에서 크레딧을 일부 날리고 한글 해설지를 끼워넣었거나, 처음부터 일러스트레이터 이름을 적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다.)


잭슨스의 커버 일러스트 담당자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마이클 웰런이 담당했다고 하니 슬쩍 넘어가기로 하자.

오늘 커버/스토리는 세풀투라에서 시작해 마이클 웰런으로 이어졌고, 그걸 잭슨스가 받아 마무리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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