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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의 해는 한참 남았지만, 말

자, 이제 숟가락 좀 얹어볼까?

 

Lil Nas X [7 EP] (Columbia, 2019)

보다시피, 릴 나스 엑스. 현재 빌보드 싱글차트 15주 연속 1위에 오른 <Old Town Road>의 주인공이다. 다음주에 16주를 기록하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최고 기록 타이인 16주 1위가 된다.

사실 릴 나스 엑스라는 아티스트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었고, 빌보드 싱글 차트 역시 유튜브 조회수를 집계에 포함시킨 뒤부터는 관심 밖. 그래도 최고 기록에 근접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봤으니 무시하되 관심은 가져주지 정도라고 하면 되겠다. 흐흐, 컨트리 랩 country rap이라니. 어디서 릴 나스 엑스라는 뮤지션을 알게 되었나 하면, 14주 1위를 한 시점에 올라온 글 때문이었다(처음에는 '덕분이었다'라고 썼다 고쳤다. 덕분이라면 썼다면, 이런 훌륭한 아티스트를 알게 해주셔서 감사! 이런 의미가 될 테니까.) 그리고 싱글에 이은 EP 발표 소식.

<Old Town Road>는 고작 1분 53초짜리 곡이지만 빌리 레이 사이러스 Billy Ray Cyrus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이것 역시 2분 37초밖에 되지 않는다)도 있다. 메신저를 타고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너무 순수해서 황당하게 느끼게 되는 가사와 흔들흔들거리며 흥얼거리기 딱 좋은 속도. 귀에 이어폰 딱 꽂고 혼자 낄낄 대며 따라하기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2019 글래스톤베리에서 마일리 사이러스가 자신의 무대에 릴 나스 엑스와 빌리 레이 사이러스와 함께 <Old Town Road>를 불렀는데... 페스티벌이라 대규모로 흔들거리고 큰 소리로 따라부르고 소리도 지르지만 압도하는 뭔가는 없다. 그래도 여전히 큭큭 웃으며 건들건들 흔들흔들하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 관심은, 말 horse이다.

이삭줍기하기 좋은 올해의 띠 시리즈 글로 적당한 소재. 말을 타고 올드 타운 로드를 가는 릴 나스 엑스의 EP를 보며 말을 떠올렸다. (그 이유는 바로 다음에.) 그런데 누군가는 이 앨범 커버아트에서 무지개(!) 컬러 빌딩에서 릴 나스 엑스의  성 정체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환하게 길을 인도하는 달을 보며 영화 '문라이트'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바로 위에서 말했듯, 말이다. 사실 싱글 커버는 흰 바탕에 검은 털을 가진 멋진 말을 담고 있지만 그냥 이걸로도 충분해서 EP 커버아트 속 말을 선택했다.

 

 

Bruce Springsteen [Western Stars] (Columbia, 2019)

* Michelle Holme : Artwork, Design

릴 나스 엑스의 앨범 커버아트에서 왜 말을 주목했나 하면, 그보다 조금 앞서 공개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새 앨범 커버 때문이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라면 자동차인데, 말을 선택했다고? 앨범 타이틀을 보면 수긍할만한 선택이긴 하다. 구닥다리 자동차를 넣는 방법도 있을 법한데,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에 자주 나오듯 서부 하면 말이지.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앨범 커버아트를 오랫동안 당당해왔던 미셀 홈 Michelle Holme이 이번에도 커버아트 아트웍을 담당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앨범 커버아트를 본 순간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사라지고 퀵실저 메신저 서비스 Quicksilver Messenger Service의 1969년 라이브 앨범 [Happy Trails]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앨범 커버가 꽤 격렬한 말인 건 맞는데, 서부 특유의 카우보이가 없어서 어딘지 모르게 비어보인다고 할까. 묘한 배치.

 

 

Outer Spaces [Gazing Globe] (Western Vinyl, 2019)

* Cover photo by Morissa Rothman-Pierce

워낙 모니터가 어두워 말이 아닐 수도 있었는데, 가까이 보고 확대해 보면 말이 맞다. (혹시, 말이 아니라면 알려주시길.) 미국 여성 싱어이자 송라이터인 카라 베스 사탈리노 Cara Beth Satalino가 아우터 스페이시스 이름으로 발표한 최신 앨범. 그동안 듀오로 작업했지만 결별하고 이번에는 그녀 혼자 작업했다. 보도자료에는 [Murmur] 시절 R.E.M과 유사하다고 적어놓았는데, 꼭 그게 아니더라도 칼리지 록 college rock 분위기인 건 맞다. 말이 중심일까 뉘엿뉘엿 노을이 핵심일까. 정답은 둘 다일 가능성 94퍼센트. 가사를 모두 살펴보지 않아 말이 앨범과 연관있는지는 모르겠다. 유튜브에서 전곡을 다 들을 수 있지만 다른 앨범도 들을 수 있게 밴드캠프 링크를 걸었다. 시간 날 때 한번 들어보길.

 

그나저나, 말의 해가 오려면 아직 몇 년 더 있어야 하는데, 주워먹기 포스팅 하나 날렸다. 그렇지만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곡 검색 하는 사람들을 낚기 위해 숟가락 얹었으니 그걸로 퉁 치면 본전이다. "16주 1위 등극! (예감)"  같은 문장 하나 슬쩍 넣어두면 확률은 더 높아지겠지. 흠흠, 그렇지만 오해하지 말길. 광고 깔지 않은 블로그라 조회수 올라봐야 아무 소용 없다. 처음부터 숟가락 얹겠다는 고백도 이미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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