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일단 이것부터 알아두고 시작합시다.

중고(中古) [명사]
(일부 명사 앞에 쓰여) 이미 사용하였거나 오래됨.

중고는 중고입니다.

펼쳐보지도 않은 책이든
비닐 옆구리만 뜯은 CD든
1회 시청한 DVD든,
포장도 뜯지 않은 미개봉이든.
중고샵에 내놓았으면 중고입니다. 새 제품 취급하지 마세요.


상태는 믿을만할까?
받고 보니, 상태가 영 중고 같네...
내가 살 때 이걸 얼마나 주고 샀는데... 아깝네...

이런 일들은 중고를 중고로 취급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입니다.
중고는 중고로 취급해줍시다.



그럼 본론.

사실 알라딘 중고샵에 특별히 필요한 판매/구매 팁은 없다.
차이점이라면, 판매자가 구매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전문적으로 팔기만 할 것이 아니라면
구매와 판매의 테크닉은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이제 두달이나 지났으니 알라딘 중고샵에서 몇몇 테크닉은 낡은 방식이 되었다.
(이 글도 꽤 오래전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그 사이에 시스템이 많이 바뀌는 바람에 다 지우고 다시 써야 할 정도다...)

어쨌든 일반적인 팁의 나열 대신 커다란 카테고리를 정한 뒤 살펴보기로 했다.


■ 시간

- 판매의 경우
알라딘의 등록 시스템은 출퇴근 시간을 준수한다. 밤 12시가 넘으면 새 상품 등록에 걸리는 시간이 알라딘에서 제시한 표준 등록시간 (10분에서 최대 4시간이 걸립니다)의 한계치인 4시간에 가깝게 걸린다. 접속이 뜸한 시간에 올리면 랙이 걸리지 않아 등록 지연 에러가 적을 것 같지만, 실제로 가장 빠른 시간에 제품이 등록되는 시간은 서버 관리자가 눈에 불을 켜고 시스템을 지켜봐야 하는 평상 근무시간이다. (한밤중에 근무자가 없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서버 증설작업을 했다는데, 그 이후에도 12시 이후 등록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건 여전하다.

- 구매의 경우
처음부터 지금까지 알라딘직접배송 상품을 따로 검색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마 개인 판매자들은 경쟁에서 밀려버리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알라딘직접배송 상품은 2만원 이상 사야 무료배송이지만 새 제품과 함께 사면 2만원이 되지 않아도 무료배송되니까.
(이건 벌써 시행중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불리해졌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편해졌다.
대신, 판매자는 알라딘이 주로 매입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대략 파악할 수 있다. 중고샵 매입상품도 가요가 대세다... [확인해보기])

아, 이야기가 이게 아니다. 구매의 경우에 시간의 문제는 알라딘직접배송 상품을 원하는 구매자에게 해당된다. 서적 하루 1천권, 음반 하루 50개 정도 올라가는 상황에서 알라딘직접배송 상품만을 보려면 판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근무시간이 중요하다. 아르바이트하는 분들이 오전의 등록 실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10시 반에서 11시 반 사이에 열심히 작업해야 한다. 이때 알라딘직접배송 상품이 우루루루루 등록된다. 그렇다면 오후는? 맞다. 식사시간이 끝난 후 두시 반에서 네시 사이에 알라딘직접배송 상품이 우루루루루루루루루 올라온다. 점심 먹느라 잠시 놓은 긴장을 끈을 다시 잡아야 하니까. 그리고 퇴근하기 전에는 처리해야 하니까 이때 가장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


 
■ 가격

다시한번 이야기하자.

중고는 중고다.
1회 시청이건, 비닐 옆구리만 뜯었건, 미개봉이건, 펼쳐보지도 않은 책이건.
중고샵에 올라가면 무조건 중고다.

괜히 새 것인데, 미개봉인데, 하면서 값을 더 받고 싶어 비싸게 책정하면 팔릴 가능성은 당연히 적어진다. 정당한 가격을 받고 싶겠지만,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배송비 따져서 1000원이나 2000원 정도 차이난다면 마일리지도 적립해주는 새 제품을 사게 되어 있다.
알라딘에서 제시한 40% 가격은 배송비를 따지지 않았을 때는 최적의 가격이다. (알라딘 매입가 30% 역시 마찬가지.) 이 기본 퍼센트에서 5퍼센트 이상 넘어가면 일단 장바구니 담기 버튼을 클릭할 확률은 줄어든다. 최근에는 가격파괴처럼 20%대 제품도 나오고 있다. 판매할 상품의 최초 구입 가격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팔려는 이유가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상황은 좀 다르긴 하겠지만, 대부분 돈이 문제가 아니라 가지고 있어봐야 소용없기 때문에 판매한다.

- 국내 제작 팝 CD는 6500원을 넘어가면 관심을 끊을 것.
알라딘의 중고가 책정의 기본은 알다시피 정가의 40%다.
이 40%가 얼마나 치밀한 가격인가 하면, 여러 중고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과 근접해 있으면서도 절대로 높지 않은 가격이 나온다는 점이다. 내 경우에는 소비자가 16000원짜리 라이선스 팝 음반이 6500원을 넘어가면 구매를 포기한다. 물론 판매도 40%의 가격인 6400원 이상은 절대 적지 않는다.


■ 반칙

알라딘 중고샵에서는 개인 판매자가 중요하지만 전문 판매자도 원한다. 전문 판매자는 현재 정해놓은 수수료 10%를 협의할 수도 있다고 하니, 전문 판매자가 알라딘 중고샵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높다. 지금처럼 판매거부에 대한 패널티가 없다면, 두 군데서 책을 팔아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슬슬 반칙이 나타난다. 판매보다는 구매에 관련된 팁이다.

- 구매의 입장에서
이미 중고 서적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판매의 달인들. 즉 전문가그룹도 보인다.
그런데 전문가답게 반칙을 자주 사용한다. 분명히 알라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책인데도,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하지 않고 등록한다. 이렇게 올라온 서적은 새 책의 품절, 절판, 알라딘 판매가를 살펴볼 수 없다.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정가 뿐이다. 직접 확인한 한 책의 예를 들어보자. 상태 중급의 판매가 3000원짜리 중고 책이 올라왔는데, 새 책도 판매중이다. 새 책의 정가는 8500원. 알라딘 판매가는 5520원이다. 상태 나쁜 중고책에 배송비 포함하면 새 책에 배송비 무료인 알라딘보다 비싸다.
이미지 없이 올라오는 책이라면, 반드시 새 책을 검색해보는 것이 좋다. 반칙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알라딘에 없으니, 구매자가 확인하는 수밖에.
알라딘에 이미지가 처음부터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자기의 아이콘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헌책방의 경우 많은 책을 한꺼번에 올려야 하니 이해하지만... 그래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 반칙 part 2

두 달 넘게 알라딘 중고샵을 이용해본 결과, 선수들이 보인다.
선수의 특징은 두가지다.

1. 희귀/절판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붙인다.
솔직히 희귀(드물어서 귀함)보다는 희소(매우 드물고 적음)일 뿐이다. 괜히 비싼 값을 치르고 사려고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저 제품이라면 백만원이라도 주고 살 생각이 있다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지만, 시중에 이야기되는 희귀본은 대부분 희소본일 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희귀앨범이라며 원래 가격보다도 비싸게 올려놓은 제품은 관심을 끊는 것이 좋다. 아니면, 절판된 상품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쇼핑몰에서 가격비교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뭐, 이 정도까지 판매 상품에 관심이 있다면 비싸더라도 살 가능성이 높긴 하다.
비싸게 사서 나중에 그걸로 뭘 할 건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2. 중고샵 분야별 첫 화면에 노출하려고 예전에 올렸던 제품을 취소하고 처음부터 등록과정을 다시 거친다.
이러면 자신의 제품이 상품별 리스트 상단에 올라와 다른 제품보다 쉽게 노출되는 것은 분명하다.
재미있는 것은, 첫 화면에 등록시키려는 노력은 하지만 가격은 거의 고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루라도 더 빨리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첫 화면에 등록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가격을 수정하는 게 훨씬 낫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전체 수량이 쌓여 일일이 상품 페이지를 클릭하는 것보다 검색이 훨씬 편해졌다. 뒤로 밀려도, 맨 앞으로 올라가도 판매에 매우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 * *

사실 이제는 팁이라고 할만한 게 없다.

알라딘 중고샵 오픈 초기처럼 좋은 제품이 우루루 올라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보니. 우선 장바구니에 담기부터 하는 경우가 현저히 줄었다. 그 대신, 관심가는 제품이 있다면 판매자의 상품 전체를 천천히 보는 경우가 늘었다.

판매하다 보니, 시스템에 제대로 적용되는가 확인하다가 충동구매하는 회수가 더 늘었다...
팔겠다고 상품 올리다가 판매가 아니라 구매로 이어져 읽지 않고 쌓아두는 책이 늘고 한번 듣고 구석에 처박아두는 CD도 늘었다.
으휴.

옥* Aucti*n스러운 스타일로 올라오는 상품은 눈을 안 준다. 실제 소유와 제품 상태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런 건 추가 이미지로 올려주는 게 더 낫다. 알라딘중고샵이 내세우는 게 1백만가지 상품의 데이터베이스이고 알라딘 노출 방식도 거기에 최적화되어있는데, 옥*스러운 제품은 전체 리스트를 깔끔하지 못하게 한다. 요즘 흔하고 흔한 게 이미지들인데 알라딘에 없는 이미지는 그런 걸로 채워주면 훨씬 좋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마지막으로 한마디.

중고는 중고다.
중고샵에 올라왔으면 무조건 중고다.
판매든 구매든 이것을 아는 것이 최대의 팁이자 노하우다.


※ 참고로 예전에 올린 글 이후 수정된 알라딘 중고샵 정책을 살펴보면

* 알라딘 지정택배사가 바뀌었고, 발송비도 29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되었다.
택배사 변경으로 불만이 또 생기긴 했지만, 택배사는 지역에 따라 친절도와 신용도가 다르다. 내 경우에는 알라딘중고샵 시스템의 문제로 송장이 나오지 않은 적이 딱 한번 있었다. 고객센테로 요청했고 예정일 다음날 하루 늦은 상태로 발송되었다.
택배 수거하는 택배기사분도 동네마다 다르다. 우리 동네 기사분은 전화를 받으면 누군지 바로 알아보고 몇 시에 도착할지 시간까지 알려준다. (그 전에 한진택배도 친절했다.)

* 제품 배송 방식이 바뀌었다.
예전 방식은 알라딘 반품으로 처리해 알라딘으로 일단 보낸후 송장을 갈아붙여 재발송하는 식이었는데, 택배사가 바뀌면서 알라딘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문자에게 전달되어 발송기간이 하루 정도 단축되었다. 더 줄어드는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좀더 여유를 갖기 위해서인지 택배사 방문일자가 예전보다 하루 늦어져 이틀 단축은 아니고 하루정도 줄었다.

* 예치금 메뉴가 판매자매니저화면에 추가되었다.
클릭하면 바로 예치금 총액 확인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동안 몰랐던 사실인데, 예치금은 일괄로 환급받지 못하고 건별로 신청해야 한다. 한번에 환급받으려고 모아놓은 것을 일일이 환급신청 하느라 힘들었다.

* 정산 기간이 14일에서 12일로 단축되었다.
공지 없이 화면상으로만 바뀌어서 쉽게 알기 힘든 부분이다.
정산은 주문자가 수령확인을 하면 다음날 곧바로 처리되지만, 대부분은 수령확인을 하지 않는다.
알라딘 주문이라면 수령확인이 필요없으니 안했을 테니 대부분 몰라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알면서도 안하는 경우가 있다면 수령확인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나타나는 이 무시무시한 경고문구 때문일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품할 수 없다는데... 나라도 수령확인하기 싫어진다.
(물론 지금까지 난 제품 받자마자 상태 슬쩍 확인하고 100% 바로 수령확인 버튼을 클릭했다. 그리고 수령완료 해도 정말 반품해야겠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웬만하면 수령확인을 빨리 해주는 게 예의다. 중고 아닌가.)
그래서 정산기간은 어쩔 수 없이 길어지는데, 출고완료 후 14일에서 12일로 단축되었으니 그나마 빨라진 셈이다. 정산이 빨리 되면 좋지만, 당장 현금이 필요해 중고샵에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니니 이 정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판매자 신용 등급 평가 운용 (예정)
댓글에서 확인한 사실로, 5월부터 서비스 예정이라고 한다.


얼마전에 신용 등급 평가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테스트를 하는 것 같았는데
판매자 이름 옆의 스마일 아이콘은 최대 다섯개가 생기고 (어떤 실적인지는 모르지만) 평가가 좋을수록  회색 아이콘은 노랑색으로 활성화되었다. 그런데... 아이콘만 보고는 이 판매자는 믿을만하겠구나 라고 생각하지는 못하겠다. 오히려 상품 리스트만 지저분해보이는 것 같다. 좀더 직관적인 뭔가가 필요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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