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늘 이야기하지만 제 아무리 날고 기는 명 그룹이었더라고 해도,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재결성하는 것, 보기 좋지 않다.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가 오리지널 라인업으로 라이브 8 무대에 섰다고 해서 가슴 두근거리지 않는다. 도어스 The Doors가,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도 재결성 대열에 합류한다고? 밴드 멤버도 빠진 상태로?

이건 단지 짐 모리슨 Jim Morrison이 없는 도어스나, 존 보넘 John Bonham 없는 레드 제플린이거나, 프레디 머큐리 Freddie Mercury가 없는 퀸이기 때문에 재결성해봐야 순도가 떨어진다, 같은 성격의, 반발이 아니다.

폴리스 The Police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딱 1년간 예정된 투어를 마치고 다시 해산했다. 멋지다고? 전혀. 그들은 단지 공연으로 과거의 팬을 열광시켰지만 그것 뿐이다. 공연 수익을 얼마나 올렸는지 그런 건 알 바 아니다. 한시적인 재결합이라고 이야기한 것만으로 다행이었다.

그런데... 퀸 Queen은?



첫 스튜디오 앨범이다.
프레디 머큐리를 떠나 보낸 후 두 명의 멤버가 퀸이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한 지 13년만에 스튜디오 작업으로는 처음이라는 말이다. 그동안 라이브 앨범으로 퀸의 명곡을 연주하고 노래한 것은 그나마 봐줄만한데, 이건 정말... 아니다.
과거의 명 그룹 이미지를 그대로 안고가는 퀸의 두 멤버가 퀸이라는 이름을 갖다붙여 활동하는 것, 과거의 영광을 팔아먹기 위한 것일 뿐이다. 물론 폴 로저스 Paul Rodgers는 자기 앨범보다는 다른 프로젝트의 음악에 참 잘 어울린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들을만하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첫 싱글 <C-lebrity>는 퀸도 아니고 폴 로저스도 아니다. 힘을 보여주고 싶어서 주다스 프리스트의 「Painkiller」(Sony, 1990)를 폴 로저스가 부르는 것일 뿐. 퀸은 없다. 말하자면 퀸의 멤버였던 두 사람과 폴 로저스가 부르는 주다스 프리스트 Judas Priest의 <A Touch Of Evil>이다.

이 글을 써놓고 정리하는 동안 앨범 「Cosmos Rocks」(EMI, 2008)가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런 평을 받았다.


밴드가 평론가의 평을 먹고 사는 건 아니지만, 이건 치욕이다.
지금까지 몇 년을 봐 왔지만, 이런 최악의 평을 받은 앨범은 처음이다. 그나마 예의상 별 둘(★★☆☆☆)을 준 빌보드의 "결과를 보니 참으로 쪽팔리는 앨범"이라는 평이나 올뮤직가이드의 "앨범이 중고시장에서 굴러다니든 말든 밴드는 공연을 계속할 것"이라는 평을 들으려고 퀸이라는 이름을 붙였나. (퀸이 아니라 퀸 플러스라고 이름 붙였다고 이야기하지 말라.) 얼마나 실망이었으면 충성스러운 팬들조차 그저그렇다는 평(5.2점. 이후 누군가 몰표를 준다면 바뀔 수는 있다)을 내렸을까.    [※ 원문 바로가기]

전설은 전설로 남아야 한다.

존 보넘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더이상 레드 제플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 않겠다며 밴드 해산을 선언한 레드 제플린 이야기, 이런 게 바로 전설이다.
프레디 머큐리를 추모하며, 짐 모리슨을 추모하며, 릭 라이트 Rick Wright를 추모하며, 그들이 보여준 불 같은 삶과 음악을 다시 꺼내듣게 만드는 것. 이런 게 바로 전설적인 밴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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