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빨간색이다. 베일은 주로 흰색을 쓰지만 딱 정해놓은 색은 없다. 음반 커버아트도 흰색 베일을 자주 보는데 빨간 베일도 많이 쓴다. 최근 빨간 베일 콘테스트라도 했나, 꽤 많은 음반 커버에 빨간 베일이다.
흥미롭게도 베일 사진은 같은 포즈를 만들기 힘들다. 바람 때문이다. 베일 사진으로 꾸민 커버아트를 많이 봤어도 항상 새로운 느낌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 베일 사진은 굳이 설명하거나 해석이 필요하지 않다. 보는 그대로다. (이 말 저 말 쓸데없이 주절거리지 않아도 된다! 야호!)
아, 이거.. 처음 본 순간 (포즈 때문에) 조금 웃었는데... 워낙에 첫 풀렝스 앨범을 발표한 아티스트의 자신감이 폴폴 넘쳐 그냥 혼자만 웃기로 했다. 백인 아티스트여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지금까지 백인 아티스트들이었던 여성 컨트리 뮤직계에 미키 가이튼의 등장은 흔치 않은 일이다. 2015년에 이미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이자 뛰어난 보컬리스트였으니 음악은 믿고 들어도 된다. (그런데 커버만 보면 웃음이 나와서... 으흡.)
from the album [Healing Is A Miracle] (Ninja Tun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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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유튜브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다. 시귀로스 Sigur Ros의 욘시 Jonsi가 작곡과 보컬에 참여했다고 해서 줄리아나 바윅이 아이슬란드 출신일까 생각했다. 예상과 달리 미국 일렉트로닉 뮤지션. 어쨌든 시귀로스의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아이슬란드 분위기를 전해주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지난해 여러 매체가 베스트 앨범 xx선으로 꼽았던 잘 기억하지 못했던 이유는 앨범 커버 때문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아이슬란드 해안선 일부를 담은 커버아트는 시각을 자극하는 데 실패했다. 이 싱글 커버를 정규 앨범 커버아트로 삼았으면 조금 더 눈에 띄었을 텐데.
첫 앨범 [Starfire] (Monument, 2017)도 베일을 이용한 앨범 커버를 선보이더니 두 번째 앨범에서도 베일이다. 컨트리 팝 싱어송라이터로 유명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주기도 했던 만큼 케이틀린 스미스의 음악은 상당히 정돈되어 있다. 단번에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장점이다.
* art direction & photography : Ty Johnson
오스트레일리아 싱어송라이터 에인슬리 윌스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제임스 나이트가 함께 작업했다. EP 수록곡 <Northern Star> 커버도 EP와 같은 커버를 사용하고 있다. 작아서 잘 안보이지만 커버 사진은 노던 스타 아래 붉은 베일을 쓴 에인슬리 윌스가 맞을 게다.
* design by Sheila Sachs | photographs by Ebru Yildiz
미국 포크팝 아티스트 다 윌리엄스의 최신 앨범. 포트레이트 사진을 주로 찍어왔던 터키 출신 포토그래퍼 에브루 일디즈 Ebru Yildiz답지 않게 깊고 푸른 물이 전체를 압도한다. 아티스트는 아주 작다. 색감도 좋고 구도도 좋은데, 흔들리는 물결 때문에 멀미가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넘기는 오른손이 몹시 어색해 보인다. 배경도 좋고 빨간 드레스에 빨간 베일도 좋은데 왜 이런 사진을 썼을까?
이렇게 끝내려다가 추가한 앨범 커버 한 장.
러시아 첼리스트 마야 프리드만의 2017년 앨범 커버다. 볼 때마다 마녀를 보는 것 같은 착시를 겪는다. 망토인지 베일인지 헷갈렸는데 천을 감산 왼손이 잘 보이니 베일이 맞겠다.
빨간 베일 앨범 커버는 조금 지나면 파트 2를 쓸 만큼 또 나올 게다. 그때 다시 만나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