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Alicia Keys [Keys] (RCA, 2021)

지난해 발표한 앨범 [Alicia]에 이은 2021년 새 앨범 타이틀은 [Keys]. 앨범 제목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알리샤 키스는 두 장의 앨범이 별개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걸 정도로 진지한 앨범이란 걸 말하고 싶었을 게다. 게다가 이번 앨범은 자신의 음악을 이루는 기원에 대한 재확인시켜주는 CD 1 - Original, 정해진 단 한 가지가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음악을 수용할 수 있는 폭넓은 음악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는 CD 2 - Unlocker로 구성한 더블 CD다. 자신감 뿜뿜이다.

 

앨범 커버는 몹시 차갑다. 시퍼렇게 날 선 칼 같다. 너무 진지해 농담이 통하지 않을 분위기다. 이런 커버를 언제 만났던가. (이때쯤 해서 수사법을 동원해, ○○의 앨범 [□□] 이후로 △△년 만에 처음이다,라고 표현하는 게 똑 부러지게 글쓰기의 기본이다. 하지만 기준을 삼을 만한 앨범 커버가 떠오르지 않아 슬쩍 넘어갈 참이다.) 만약 색 감각이 완전 빵점인 내가 이 앨범 커버의 색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었다면, 더 생각하지 않고, 빨간색으로 해!라고 선언했을 것 같다.

푸른색은 진지한 알리샤 키스의 마음가짐이라고 치겠다. 그런데... 그런데... 황금색 자물쇠 귀걸이라니! 게다가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 커버의 열쇠 구멍이라니...

 

아... 아... 아... 알리샤... 이건... 이건...

 

50대 이상, 부장님 이상이나 구사하는

아재개그라고!

 

 

 

이건 마치...

 

 

 

문짝 여러 개를 늘어놓고 도어스 The Doors의 새 앨범 커버 디자인이라고 한다거나

 

 

 

물방울 떨어지는 사진 하나 걸어놓고 로저 워터스 Roger Waters의 앨범 커버 디자인이라고 흡족해하거나

 

 

 

돌덩이 사진을 찍어놓고 스톤 로지스 Stone Roses의 새 앨범이라고 광고하는 것과 비슷한

 

 

정통 아재 개그라고...

 

 

 

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알리샤 키스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고 엄숙하다. 설마 아재개그를 하려고 한 건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열쇠 구멍 아트는 너무 했다고 생각한다. 아... 알리샤 키스가 아재개그라니...

 

그런데, 알리샤 키스의 앨범 커버를 뒤적이다 보니 데뷔 초반에 이미 아재개그라고 할만한 앨범 커버를 발표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진지한, 너무나 진지한 표정이었기 때문에 그 시절에는 몰랐다. 게다가 에이마이너 노래를 연주하는 피아노가 알리샤 키스를 묘사하는 적절하고 정확한 소품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Keys] 앨범을 만나고 나서 다시 본 그 앨범의 피아노는 지금을 예감하게 하는 의미심장한 건반들 keys 아재개그일지도 모른다. 그 앨범은 그의 두 번째 앨범 [The Diary Of Alicia Keys] (J, 2003)다.

 

 

Alicia Keys [The Diary Of Alicia Keys] (J, 2003)

 

 

 

 

 

 
 
Melissa Etheridge [Your Little Secret] (Island, 1995)

열쇠 구멍 커버 아트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찾아온 멜리사 에더리지의 1995년 앨범. 앨범 타이틀에 맞게 '비밀'을 강조하려고 열쇠구멍을 커버 아트의 핵심으로 삼았다. 다이컷 die-cut 방식으로 제작한 열쇠구멍 때문에 나중에 커버아트의 여러 방식을 이야기할 때 쓰려고 했는데, 일단 먼저 꺼내놓았다.

처음 생각한 커버는 영화 '엑조티카 Exotica' 사운드트랙이었다. 확인해보니 열쇠 구멍이 아니라 여성 토르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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