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조금 전 사카모토 류이치 Ryuichi Sakamoto가 세상을 떴다고 알리는 글을 읽었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기억의 끝자락을 맞춰보려 찾아간 위키에 적은 사망일은 2023년 3월 28일. 죽음 이후 모든 절차를 조용히 마무리 짓고 세상에 알렸나 보다.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으로 갔으리라 믿는다. R. I. P.

 

 

 

 

 

 

 

 

 

 

 

 

 

Ryuichi Sakamoto <Merry Christmas, Mr. Lawrence>

from the album [1996] (Milan, 1996)

 

내가 기억하고 좋아하는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은 오시마 나기사의 1983년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 사운드트랙 수록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80년대 정서가 좋다. 1996년 발표한 앨범 [1996] 속 <Merry Christmas, Mr. Lawrence>도 좋다.

1996... 내가 지금까지 사카모토 류이치를 기억하는 이유는 20년 전 인연이었던 L 때문이다. 인연 초반에 내게 툭 던져놓고 간 두 장의 음반 [Beauty] (1989)와 [1996]. 그 L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훅 치고 들어온 뜻밖의 제안에 내가 엉뚱한 대답을 해 버리자 기화하는 액체처럼 흔적도 없이.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제 세상에 없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곳에서 평온을 누리길. 항상 메리 크리스마스이길.

 

사카모토 류이치를 기억하게 해 준 L도 이 세상에 없을지 모르겠다.

틀린 추측이길. 잘 살고 있길.

(폰 주소록에는 L과 동명이인인 또 다른 L이 강아지를 안고 웃는 사진으로 프로필을 채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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