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오늘도 고양이 밥이.

 

요즘 은근슬쩍 고양이 사진으로 관심 끌려 하더라?

카테고리가 커버+스토리인데도 카테고리 지키지 않으면서 고양이로 시선 끌려 하더라?

 

맞다.

전에도 말했는데, 고양이는 시선을 붙잡아두고 싶을 때 써먹기 아주 좋은 소재다. 더구나 기품은 조금도 없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고양이를 보면 의심의 논초리도 소용없어진다. 무장해제. 열 살도 넘은 고양이 밥이는 다행히 소파나 벽, 문짝 등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용도에 비해 약간 가격이 나간다고 생각하는 스크래치 도움 도구들도 관심 밖이다. 날카로운 발톱을 집어넣고 북북 긁어 고가 제품들이 너덜너덜해진 누군가의 집과 다르다.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밥이는 골판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상자 상태도 좋고, 사진처럼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 편하게 버리려고 펼쳐놓은 상태도 좋다. 골판지이기만 하면 된다.

 

밥이야, 고맙구나.

 

밥이를 위해 소파 위에 올려놓은 골판지.

정말이다. 오직 밥이를 위해 펼쳐놓은 밥상, 아닌 골판지다.

 

박박 긁고 명상중.

 

 

박박 긁고 벌러덩.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 커버+스토리 카테고리인데... 뭐지?

계속 고양이 이야기네?

 

맞다.

이건 커버+스토리다.

 

가연성 가스

 

밥이, 너 정말 골판지 좋아하는구나.

가만...

이거, 매시브 어택 Massive Attack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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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ive Attack [Blue Lines] (Wild Bunch, 1991)

* art and design : 3D-Del Naja and Michael-N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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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브 어택 창립 멤버이자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로버트 델 나이어(Robert Del Naja. 별명은 3D)와 그래픽 디자인 컴퍼니 마이클 내시가 함께 디자인한 첫 앨범 [Blue Lines]의 커버 아트.

실제 생활에 통용되는 '가연성 가스' 로고에 밴드명 massive attack을 얹어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트립합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밴드란 걸 커버아트로 제대로 표현했다.

 

 

Massive Attack [Protection] (Wild Bunch, 1994)

* artwork : Massive Attack & Michael-Nash Assoc.

이어 발표한 두 번째 앨범.

가연성 가스 조심하라 했는데 결국 터져버렸는지, 두 번째 앨범은 만신창이가 된 '가연성 가스' 로고를 커버아트에 담았다. 인기가 하늘을 찌른 탓에 폭발해버린 걸까?

어쩌면 고양이가 북북 발톱을 갈아댄 박스를 재활용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고양이를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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