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애착 인형

2025. 5. 22. 19:29

내 인형

선물 받은 지 20년이 되어가는, 내 유일한 봉제인형.

앉은키 13cm의 작은 인형이라 오늘 소재인 '애착 인형'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사실 선물이라 오래 가지고 있던 것뿐이지, 인형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고, 인형 사달라고 떼쓴 기억이 없다. 인형은 관심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럼 당신은?

애착 인형이 있나요?

이런 애착 인형은 어때요?

 

 

 

Annihilator [Alice In Hell] (Roadrunner, 1989)

* front cover artwork : Len Rooney Creative | Annihilator logo : Len Rooney Creative | front cover concept : Feet and Jeff | design : Jeff Faville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들)"이라는 글을 썼을 때 사용한 이미지였는데, 오늘 애착 인형에 어울리는 사진이라 다시 가져왔다. (이후 '악몽/나이트메어' 같은 소재로 다시 꺼내올 커버이기도 하다.)

당시 영화 '사탄의 인형'(1988) 주인공 '처키' 때문에 인형에 대한 공포가 좀 있을 무렵인데 어나이얼레이터가 그 공포를 이용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들고 있는 인형, 누워 있는 인형은 물론이고 바깥쪽에 서 있는 인형까지 공포를 심어준다. 

당신의 애착 인형은 믿을 수 있나요? 혹시 처키의 친구는 아닌가요?  

 

이런 이미지를 가져온 게 성공이라고 판단했는지, 어나이얼레이터의 후속작과 다른 앨범도 인형과 앨리스를 조합한 공포를 앨범 커버아트에서 보여주고 있다.

 

Annihilator [Never, Neverland] (Roadrunner, 1990)

* front cover artwork and Annihilator logo by Len Rooney Creative | front cover concept by Jeff Waters and Len Rooney

 

Annihilator [Criteria For A Black Widow] (Roadrunner, 1999)

* cover and band photography by Victor Dezso | cover digital imaging by Robert Stefanowicz | doll drawing & logo restoration by Tom Bagley

 

 

 

묵직한 음악에 묵직한 커버아트를 사용하는 건 이후 다른 밴드로 이어지는데...

 

 

 

Korn [Issues] (Epic, 1999)

* art host : Aimee Macauley | MTV cover contest winner : Alfredo Carlos

콘은 1999년 앨범 [Issues]의 커버를 팬들이 직접 제작한 커버아트로 꾸미려는 계획을 세운 뒤, MTV와 손잡고 커버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약 25,000개의 출품작 중 1위로 선정된 알프레도 카를로스의 작품은 곧바로 [Issues]의 정식 커버아트가 되었다.

1집 [Korn] (1994), 2집 [Life Is Peachy] (1996), 그리고 3집 [Follow The Leader] (1998)에 모두 어린이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 네 번째 앨범 [Issues]의 커버는 그들 전부이거나, 그 가운데 하나이거나, 아무튼 그들이 손에 들고 있음 직한, 그로테스크한 애착 인형의 전조라고 볼 수 있다. 밴드 측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후 공개한 앨범에서는 보다 선명하게 애착 인형을 소재로 한 커버를 선보였다.

 

Korn [See You On The Other Side] (Virgin, 2005)

* art direction : Sean Mosher-Smith | album artwork & design : David Stoupakis

 

Korn [The Serenity Of Suffering] (Roadrunner, 2016)

* art by Ron English | art direction & design : Virgilio Tzaj

 

 

 

묵직한 음악? 센 음악? 우리도 빼놓지 말아줘, 라고 얘기하고 싶어 할 밴드가 또 있다.

 

 

 

Mudvayne [Lostr And Found] (Epic, 2005)

* art direction : Aimee Macauley | photography : Nitin Vadukul | collaboration by Andres Fernadez | tornado photo : ©H. Baker/weatherstock®.com

미국 밴드 머드베인이다.

이들도 애착 인형을 든 소년을 커버아트로 사용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걸 날려버리는 토네이도 이미지를 강조하려 한 탓에 애착 인형을 들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부각되지 않는다. 흘깃 바라본다면 손에 들고 있는 곰 인형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다.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에이미 매콜리는 콘의 [Issues] 콘테스트 호스트였다. 그때 경험이 이 앨범 커버아트 작업으로 이어진 게 분명하다.

 

 

 

Nightwish <Eva> (promo cd single) (Spinefarm, 2007)

single from the album [Dark Passion Play] (Spinefarm, 2007)

* artwork and layout by ToxicAngel

보컬 타르야 투루넨 Tarja Turunen을 해고하고 영입한 아네트 올존 Anette Olzon이 처음 참여한 앨범.

정식 싱글이 아니라 홍보를 위해 제작한 싱글용 커버라 아는 사람만 아는 커버아트가 되었다. 나이트위시 정규 앨범 커버 역사에서 최악으로 꼽을 만한 [Dark Passion Play]의 커버 대신 이 싱글 이미지를 커버아트로 사용했으면 훨씬 나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내 생각이지...)

 

 

 

 

 

사실 몇 장의 애착 인형 커버를 더 찾아놨는데, 아마도 살면서 단 한 번도 듣지 않을 밴드들이다. 

소개하려면 음악을 좀 들어야 할 텐데, 몇 곡 들었더니 차라리 포기하자는 생각이 들 정도라 이 정도에서 정리하는 게 낫겠다 싶어 끊었다.

외국에서는 '테디 베어' 앨범 커버아트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던데... 처음에 말했듯, 난 인형을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애착 인형도 없어 더 깊이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끊기로 했다.

 

 

 

그런데,

당신의 애착 인형은 밤에 잘 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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