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Tori Amos 「Winter」(Atlantic, 1991. limited edition CD5 Maxi Single)Tori Amos 「Hey Jupiter」(Atlantic, 1996. special 5 song EP)

오늘은 다시 토리에이모스.

두 장의 앨범 커버가 비슷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그 이유는?
이미 밝혔듯, 세번째 앨범까지 토리의 모든 앨범 커버 사진은 신디 팔마토

Cindy Palmano

가 찍었다. 그렇다고 같은 분위기를 내는 건 좀 느슨한 방식 아닌가 싶지만, 신디 팔마토는 토리 에이모스의 음악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 토리가 노래 속에 담은 이야기의 주제를 누구보다 잘 포착한다고 하면 될 듯하다.

세번째 앨범까지 일관되게 토리 에이모스가 주장한 것은 여성성과 종교다. 물론 그 이후에도 여전히 이 주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시절의 과격하고 거리낌 없는 가사는 점차 표현의 수위를 낮추는 쪽으로 변해간다.
그럴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라. 토리 에이모스는 데뷔 앨범을 발표한 1991년 자신의 실제상황을 아무런 반주없이 아카펠라로 노래한 <Me And A Gun>으로 평단의 충격을 줬다.  물론 팬의 입장에서라면 너바나

Nirvana

의 곡을 피아노로 커버한 <Smells Like Teen Spirit>가 훨씬 먼저 떠오를 것이다.
난 팬의 입장에서 이 노래의 커버는 지금도 못마땅하다... 하필이면 그런 노래를... 만약 <Smells Like Teen Spirit>의 커버 버전 때문에 토리 에이모스에게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 당장 그 노래는 잊는 것이 좋다. 피아노팝이라는 토리의 초기 음악세계를 설명할 수 있긴 하지만, 그다지 효과적으로 커버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가진 음악세계를 완전히 엉뚱하게 이해하게 만들 요소가 다분한 곡이기 때문이다.  

아, 또 빗나간다. 10년 동안 자신의 과거를 줄기차게 이야기한다고 해보자. 생각하기 싫은 과거를.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겠는가. 그 결과

RAINN (The Rape, Abuse & Incest National Network)

이라는 단체가 설립되어 좀더 대중적이고 효과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새로운 차원에서 승화시키고 있긴 하다.

혹시 이 두장의 EP 사진을 보고 다른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지...
맞다. 애마부인의 안소영이나 김부선이 떠오른다 해도 정당하다.
말, 나무, 부둥켜 안다,
이런 이미지로 가득한 토리 에이모스의 커버 사진을 보면서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면 공부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처지거나, 난 그런 거 몰라요라고 이야기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초중생이거나, '애마부인' 이야기를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최신세대일 테니까.

more..

여기서 잠깐!
정말 애마부인을 모르세요? 그럼, 링크 타고 한번 다녀오세요.
문학평론가가 쓴 애마부인의 기억이라는데, 아주 많은 블로그에서 인용하고 있네요. 뭐, 색다른 거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연대순으로 애마부인의 연대기를 적어놓았을 뿐이더군요. 그런데, 정말 기억으로 쓴 글 같지는 않습니다. 자료 하나 없이 그 정도로 줄줄 꿰어찬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참, 애마부인에서 '애마'는 '愛馬'가 아니라 '愛麻'입니다. 심의에서 걸릴까봐 성적인 이미지를 순화하는 의미에서 한문을 슬쩍 바꾼 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 어떤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네요. 다른 뜻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수많은 링크 가운데, 친절하게 영화 포스터와 비디오테이프 표지를 전부 구해서 붙여놓은 분의 글을 링크합니다. [
바로가기] [새창 띄워서 보기]

성적인 이미지로 이 앨범을 만나는 것은 정당하다고 했지만, 자세히 보면,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링크로 걸어놓은 '애마부인' 따위와 전혀 다르다는 말이다.
노래의 주제도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랑노래는 아니다. 처음 CD의 주제는 과거의 기억이다. 두번째 CD의 주제는 비록 묘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주피터를 보는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 토리 이야기는 여기까지.

최근 토리 에이모스는 롤링스톤誌와 인터뷰를 가졌다.
Anniversary를 축하하는 의미라는데, 처음에는 의아해했다. 도대체 뭐가 몇주년이란 뜻이지? 데뷔 10주년? 아니면 20주년? 그러기에는 어정쩡한데... 라고 생각하며 봤더니, 솔로 데뷔앨범 「Little Earthquake」 발표 15주년이란다. 15주년은 조금 어색하지 않아? 흠, 25주년이라면 1/4 백년이라는 의미로 쓰겠지만 15는 어떻게 나누기도 어정쩡하다고... 어쨌든 시간이 된다면 올려놓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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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맨 위의 사진은 아주 예전에 토리에이모스 사진 찾다가 그냥 보기 좋아서 저장했었는데, 커버 이미지인줄은 몰랐네요. 저기 올라간데가 말 등위인지도 오늘 첨 알았네요.^^;;
    2006.04.04 01:41
    • CD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굴리는 통에 커버가 좀 지저분해졌어요.^^
      데뷔앨범 발표할 무렵이라 이땐 굉장히 파격적인 사진을 찍었는데, 요즘에는 아줌마 티를 내서 조금 아쉽긴 해요.
      그래도 가끔 독특한 사진을 만들어내는데, 이쁜 얼굴이 아니라 다행이에요. 만약 그랫으면 외모로 음악을 판다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를 것 같아요.
      2006.04.04 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