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내가 할 줄 아는 포토샵 테크닉은 이미지 크기 줄이기, 로테이션, 밝기 내마음대로 조절하기, 잘라내기, 아주작은잡티 간신히 지우기 정도다. 가장 기초적인 합성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더구나 레이어가 등장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개념은 잡히는데 도무지 적용할 수가 없다. 원래 색감이 떨어지니 어쩔 수 없다.
사실 포토샵을 쓸 때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 보정하는 정도 뿐이니, 기발한 기술은 내게 필요하지 않은, 그야말로 사치일 수도 있겠다. 다행인 것은 포토샵 버전이 업되면서 CS2 버전에서는 디카 편집용 툴이 훨씬 편해졌다는 것.

포토샵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분명 오늘 커버스토리가 포토샵과 연관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쓴 패턴이 그랬으니. 맞다. 오늘은 포토샵으로 간단하게 뚝딱거린 것이 최고의 그래픽 작품이 되는 그 과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더불어 시뮬라시옹이나 시뮬라르크 같은 포스트모던한 이야기도 해볼까? (하하. 농담이다. 보들리야르의 시뮬라시옹/시뮬라르크에서 유일하게 받아들인 것은 연속된 음반의 복제를 하다 보니 어떤 것이 오리지널인가 따질 때 슬쩍 그 개념을 훔쳐올 수 있는, 그것 뿐이다.)

우선 일본 밴드 라르크앙시엘 L'Arc~en~Ciel의 앨범 커버를 보자.


L'Arc~en~Ciel 「The Best Of L'Are~en~Ciel: 1994-1998」(Ki/oon Records, 2003)


L'Arc~en~Ciel 「The Best Of L'Are~en~Ciel: 1998-2000」(Ki/oon Records, 2003)

이미 공지에서 써놓은 것처럼 나는 일본어가 들리는 음악과 영화에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도 몇몇 밴드는 관심있게 듣긴 하지만, 솔직히 라르크는 아직 진정한 매력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음악이 없다.
그러고 보니 패스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이 밴드가 어떻게 결성되었고 어떤 음악을 했으며 어떤 성공을 거뒀고 어떤 기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원초적 정보조차 이 칸에 적지 못한다. 이쯤 되면 하는 말이 있다. "검색의 생활화! 찾으면 다 나온다!"

위의 두장의 앨범은 제목처럼 밴드의 결성부터 2000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발표한 히트곡을 모은 베스트 앨범이다. 두 앨범의 포맷이 비슷한 것은, 같은 시기에 같은 디자인 팀이 작업을 했기 때문.
실제로는 세장의 앨범이 동시에 공개되었는데 그 하나는 왼편에 보이는 앨범이다. 앨범 타이틀은 「The Best Of L'Are~en~Ciel: c/w」(Ki/oon Records, 2003)다. 원래가 흑백이고, 가로와 세로를 이미 사용했으니 이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내리긋는 스트라이프 무늬를 이용했다. (만약 네장이 동시에 공개되었으면 그 다음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리긋는 스트라이프가 될 것이다.)  이 앨범도 크게 스캔해서 보면 훨씬 멋있을 텐데 없는 앨범이라 알라딘에서 훔쳐왔다.

부클릿에는 아트 디렉터와 디자이너 이름이 있긴 한데, 누가 작업했는지 몰라서 넘어가야겠다. 사진이면 사진, 디자인이면 디자인이어야 그 사람을 추적해볼 수 있을텐데, 이게 디자이너가 한 것인지 아트 디렉터가 한 것인지 몰라서 이것도 패스인 셈이다. (실제로 아트 디렉터가 핵심이긴 하다.)

이런 커버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전제는 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깔아놓고) 포토샵을 조금만 다룰 줄 알면, 이런 건 누워서 떡먹기다. 포토샵을 여는 시간을 제외하면 1분도 되지 않아서 만들 수 있다. 여기 샘플이 있다. 보자.

토리 에이모스의 앨범 커버를 이용해 만든 나의 아트(!)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1. 패턴을 만들 그림 하나를 띄운다 2. 필터의 패턴 메이커를 선택한다 3. 이미지에서 패턴으로 사용할 부분을 선택한다 4. 오른편 사이즈 조절에서 width든 height든 하나를 1로 선택하고 제너레이트 버튼을 누른다. 그럼 끝.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게 아트가 될 수 있는가?
그건 디자이너의 감각에 달린 문제다.
기본적으로 저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줄 하나하나의 색상은 고도의 색감각이 없으면 절대 나오지 않는다. 1분만에 만든 샘플도 칸마다 색을 바꿔가면서 감각적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나같은 초보의 입장에서 보면 무리다. 아마 한두줄 하다가 화가 나서 원본을 지워버리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것은 이미 여러번 디자인에 사용했던 것이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예술성을 드러내는가가 중요하다.

포토샵은 정말 뛰어나고 멋진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이미지계의 mp3 플레이어인 셈이다.
포토샵을 아주 조금만 알아도 누구나 앨범 커버 디자인을 할 수 있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장난이냐 예술이냐가 되겠지만.

미리 덧붙이는 말:
사실, 이 앨범 커버와 연관해서 다른 커버 이야기를 쓸 예정이었는데, 그러다보면 이미지의 용량과 아주 아주 긴 스크롤이라는 시대에 역행하는 만행을 저지를 법해서 이쯤해서 잘랐습니다. 내일 또는 내일 모래 파트 2가 이어집니다.
혹시 이 커버스토리를 보고 다음 이어질 앨범 커버가 누구의 것인지 알아버렸다면 댓글에 적어주세요.
힌트요? 영국그룹이고, 이것과 아주 비슷합니다. 그래서 파트2로 이어지는 거죠.)

단번에 정답이 나왔네요^^




다시 덧붙이는 말:
태그에 L'Arc~en~Ciel이라는 단어를 집어넣고 발행을 한 후에 오타를 발견했습니다.
수정하러 들어갔더니 에디터가 먹통이 되어버립니다.
태그 리스트에 따옴표나 ~ 표시거나 둘 중 하나가 들어가면 에디터가 얼어버리는 모양입니다.
다른 태그를 넣고 테스트 해봤더니 수정이 잘 되는 걸 보면요.
그래서 태그를 넣지 않고 재발행합니다.
본의아니게 두번이나 발행을 하다니... 미안해지네요...

1.0.5로 업한 뒤 추가 코멘트:
드디어 태그에 '가 들어갔을 때 얼어붙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태그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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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ereophonics 인가요? 이 앨범에 형광 스트라이프가 있었긴 한데...
    [Language Sex Violence Other]라는 앨범이었던거 같은데요...
    시간나면 제대로 찾아보고 싶긴 하지만...;;
    앨범 재킷을 보는 일이 별로 없어서인지...
    머리에서 쥐 나는 소리가 들립니다.-_-;

    추신 - 한번 더 찾아보려 했으나 결국 포기하고 말았씁니다.
    2006.03.23 11:52
    • 빙고에요! 축하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힌트를 드리지 않는건데^^
      스테레오포닉스 커버가 라르크 두번째 커버랑 거의 비슷하죠? 글자가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고 차이만 나구요.
      정답이 나왔으니 바로 글 써도 되지만, 지금 작업하는 것 끝내고 쓰려구요.
      상품으로 토리 부틀렉 드리면 되겠네요.

      어제 방명록 비밀글 설정이 너무 엉성해서 오늘 스킨 뜯어보고 이래저래 소스 살펴보다가 찾아서 바로 고쳤어요~
      2006.03.23 12:08
  2. 드디어, 계정도 샀고, 태터툴즈 다시 시작하렵니다~
    (제닉을 누르면 블로그로 가실 수 있어요.)
    ㅎㅎ 오늘은 좋은 일이 이래저래 많네요!!!
    그 문제 감으로 기억해냈던거라... 많이 햇갈렸거든요.
    그리고 올드보이 OST표지에도 패턴이 있답니다.
    (스트라이프는 아니지만요.)
    2006.03.23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