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출연자들이 자주 나온다. 너무 여러 곳에 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홍보를 위해서도 좋고, 더구나 출연자들이 노래를 꽤(!) 잘 부르고 있으니 웬만한 가수들 나와서 시간 보내는 것보다는 낫다. (웬만한 가수가 나왔다면 그 채널을 보고 있을 이유도 없다.)
바로 그 '노트르담 드 파리'의 작곡가가 리카르도 코치안테다. (당신의 멋진 발음으로 리까르도 꼬치안떼라고 불러주면 된다.) 아버지는 이탈리아인, 어머니는 프랑스인. 리카드로는 베트남 사이공에서 태어남. 70년대 초에 음악활동을 시작하는데, 그 시기가 묘한 시기다. 팝을 하건, 뽕작을 하건, 트로트를 하건, 재즈를 하건, 롹을 하건, 칸초네를 부르건 이탈리아의 1971년부터 1973년은 누구나 앨범을 발표했다 하면 전부 아트롹이다. '칸타우토레'로 평가받는 리카르도 코치안테의 데뷔작은 1972년에 공개되었다. 그도 그 시기를 지나온 지라 1972년 데뷔앨범 「Mu」는 멋진 아트롹 앨범이 되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노래를 들어보면 참 애절하다. 다른 노래도 거의 그렇다. 그건 리카르도의 특기이자, 그의 스타일이다. 애절함이 절정에 이른 것이 바로 요 앨범에 실린 <Margherita>다.
어쨌든 가사를 보니 드문드문 연애편지에 써도 좋을만한 구절이 보인다. 연애편지를 써본 적 없는 난, 그냥 멋지다로 만족한다. 그런데 가사는 희망적인데, 노래는 처절하다. 희망을 꿈꾸고 싶지만 희망적이지 않은 '숨겨놓은' 상황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앨범 커버는 이렇다. 인간의 신체를 담았거나 초현실적인 그림이나 사진을 넣었거나 아니면... 아니면... 그 다음은 없나? 바로 전에 쓴 커버 스토리 [다니엘 라누아의 앨범] 역시 인간의 신체...
오늘 이야기는 마음에 드는 커버와 마음에 드는 가사를 가진 노래를 오늘 하루 반복해서 들었다는 것.
Riccardo Cocciante <Margherita> from the album 「Concerto Per Margherita」(BMG, 1976)
손 놓은 채 가만히 있을 순 없어 내일이 오기 전에 많은 것을 해야만 해 그녀가 이미 잠들었어도 난 쉴 수 없어 눈을 떴을 때 빠진 것 하나 없도록 모두 끝낼 거야
오늘 어두운 이 긴 밤이 더 이상 어둡지 않을 것이기에 달콤하고 커다란 달을 만들어 온 하늘을 가득 채워 그녀의 미소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기에 내일 아침 뜨는 해는 이전과 다를 거야
그리고 나서 그녀가 배운 노래들을 부르게 하곤 나 이제껏 그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침묵으로 들어줄 거야 사랑에 빠진 모든 연인을 깨워 쉼 없이 말할 거야 우리 서로 더욱더 끌어안아 그녀가 사랑을 원하기에
길을 따라 달리며 춤추기 시작하는 거야 그녀가 기쁨을 원하기에 그녀가 증오를 미워하기에 페인트를 들고 모든 담벼락을 칠하는 거야 뒷골목의 집들도 건물들도 그녀의 색깔을 사랑하기에
우리에게 봄을 가져다 줄 모든 꽃을 모으는 거야 그 꽃들로 요람을 만드는 거야 저녁에 우리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늘 위로 올라 꽃들로 별을 만드는 거야 마르게리타는 좋은 사람이기에 마르게리타는 아름답기에
마르게리타는 달콤하기에, 마르게리타는 진실하기에 마르게리타가 사랑하기에 온전한 밤을 선사하기에 마르게리타는 꿈이기에, 마르게리타는 소금과 같기에 마르게리타는 바람이기에 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기에
마르게리타가 전부이기에, 그리고 그녀는 내게 미칠듯한 존재이기에 마르게리타, 마르게리타, 이제 마르게리타는 나의 여인.
(가사번역 : 최정음 Riccardo Cocciante의 베스트 앨범 「Riccardo Cocciante」(SonyBMG, 1997)의 가사해석에서 가져옴)
Io non posso stare fermo con le mani nelle mani tante cose devo fare prima che venga domani e se lei già sta dormendo io non posso riposare farò in modo che al risveglio non mi possa più scordare Perché questa lunga notte, non sia nera più del nero fatti grande dolce luna e riempi il cielo intero e perché quel suo sorriso possa ritornare ancora splendi sole domattina come non hai fatto ancora
E per poi farle cantare, le canzoni che ha imparato io le costruirò un silenzio che nessuno ha mai sentito sveglierò tutti gli amanti, parlerò per ore ed ore abbracciamoci più forte, perché lei vuole l'amore.
Poi corriamo per le strade e mettiamoci a ballare perché lei vuole la gioia, perché lei odia il rancore, e poi coi secchi di vernice coloriamo tutti i muri, case, vicoli e palazzi, perché lei ama i colori raccogliamo tutti i fiori, che può darci primavera costruiamole una culla, per amarci quando è sera poi saliamo su nel cielo, e prendiamole una stella, perché Margherita è buona, perché Margherita è bella.
Perché Margherita è dolce, perché Margherita è vera perché Margherita ama, e lo fa una notte intera perché Margherita è un sogno, perché Margherita è il sale perché Margherita è il vento e non sa che può far male perché Margherita è tutto, ed è lei la mia pazzia Margherita, Margherita...Margherita...adesso è m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