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궁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Madonna 여사의 1992년 앨범 「Erotica」(Warner, 1992) 커버를 보면 이상화의 시라도 읽은 표정이다. 아니, 벌써 침실에 와 있는 모습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이 앨범을 발표할 무렵 마돈나라면. 이 앨범은 (굳이 제목을 밝힐 필요없는 오른쪽의) 마돈나 사진집과 함께 묶여도 되는 '음악으로 만든 사진집'이다. 앨범 커버 디자인을 담당한 인물은 파비앙 바롱 Fabien Baron. 그는 워낙 유명하고 지금도 잘 나가는 디자이너다. 마돈나의 사진집은 스티븐 마이저 Steven Meiser가 사진을 찍었고 파비앙 바롱이 디자인을 담당했다. (관심이 있다면 파비앙 바롱 인터뷰 참조.)
그런데 이 유명한 커버를 흉내낼 생각을 한 나타샤 베딩필드 Nathsha Bedingfield의 용기가 가상하다. 음악은 마돈나와 전혀 상관없는데, 첫 싱글 제목과 내용이 범상찮다. <I Wanna Have Your Babies>라니... "그 애는 내 애가 아니라니깐!"이라며 애절하게 춤추며 노래한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의 <Billie Jean>이나, 바로 위의 마돈나 앨범 수록곡 <Deeper And Deeper>, <Why's It So Hard> 같은 곡은 나타샤 베딩필드에 비하면 노벨상이라도 줘야 할 만큼 문학적이다. (하지만 너무 문학적이라 아직까지 마돈나의 저 앨범에 관심이 없다. 차라리 진짜 문학을 읽는 게 낫지...) 나타샤는 진짜 에로티카가 뭔지 보여주겠다는 듯 눈을 치켜뜨고 소리치려는 건가? 눈을 뜬 것은 청이가 아니라 학규 선생이었는데...
나타샤 베딩필드의 새 앨범 「N.B.」(SonyBMG, 2007) 커버를 담당한 사람은 조운 모리스 Joanne Morris. 아마도 노래 제목과 커버에 대한 이미지로 화학작용을 일으켜 더 많은 소식을 만들어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궁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