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부터 6월까지 우리나라에 소개된 앨범을 대상으로 , 더 정확히 말하면 6개월 동안 내가 보거나 만진 앨범 가운데 커버 아트 베스트 5를 선정했다.
1 Sigur Ros / Med Sud I Eyrum Vid Spilum Endalaust
시우르 로스 Sigur Ros의 최신 앨범 「Med Sud I Eyrum Vid Spilum Endalaust」(EMI, 2008)다. 아마 이 앨범 커버는 상반기 베스트인 동시에 2008년 최고의 앨범 커버가 될 것이다.
오랫동안 기억할 음반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허풍 치며 시작한 글을 쓸 때만 해도 내가 가진 음반에는 커버 아트를 담당한 포토그래퍼가 적혀 있지 않았다. 이제야 제대로 된 음반을 보니 라이언 맥긴리 Ryan McGinley라고 적혀 있다.
그의 작품이 워낙 유명했던 터라 크레딧이 없어도 이미 알아본 팬도 있었지만, 예술에는 젬병인 난 크레딧을 확인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사진 작가다.
라이언 맥긴리의 앨범 커버는 시우르 로스가 공개한 이번 앨범의 첫 뮤직비디오인 <Gobbledigook>와 관련이 있다. 뮤직 비디오의 크레딧에는 directed by Arni & Kinski / inspired by and in collaboration with Ryan McGinley라고 적혀 있다. 앨범 커버와 뮤직 비디오 촬영이 동시에 진행된 모양이다.
유튜브에서는 EMI가 저작권을 주장했는지 다른 이유인지 모르지만 동영상 재생이 중지된 상태. 앨범 커버에서 연상이 가능하다. 뮤직 비디오의 노출 수위가 생각보다 높다. 이런 이유로 자체 검열된 것 같다.
앨범 커버에 감동은 아니더라도 자극을 받았다면 뮤직비디오는 꼭 보는 것이 좋다.
[뮤직 비디오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 관련 글을 읽으면 라이언 맥긴리의 예전 작업도 확인할 수 있다.]
참, 예전 글에서 앨범 커버의 제일 선두에 선 여성을 어린애로 보았는데, 뮤직비디오를 보니 어린아이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다 큰 어른(!)이다. 나의 착각이었다.
2 Sergio Mendes / Encanto
이것 역시 시우르 로스의 앨범 커버에서 시작한 예전 글에서 사용하려했다가, 그림이라 빼놓았다. 처음에는 마돈나 Madonna의 「Hard Candy」(Warner, 2008)에 대한 분노의 글 때문에 괜히 미안해져서 나쁜 앨범 보는 대신 멋진 앨범을 보자는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그 무렵 지쳐 있었다.
드디어 여기에서 사용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세르지오 멘데스 Sergio Mendes의 음악처럼 화사하다. 앨범 타이틀은 '매혹'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커버는 확실히 매혹적이다.
3 Asian Kung-Fu Generation / World World World
일본 밴드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의 최근 앨범으로, 밴드의 네번째 앨범이다.
이 밴드가 발표한 네 장의 앨범 커버는 색을 쓰는 것에서 선까지 군더더기가 없어서 모두 좋아한다. 음악은 크게 와닿지 않으므로 이들을 친근하게 부르는 '아지캉'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생각은 없다.
이 앨범 커버에서 유일한 흠이라면, 노루(사슴?)의 눈동자에 들어간 별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그려넣었는데 일그러진 눈동자로 보인다.
4 Sonny J / Disastro
영국의 DJ 소니 제이 Sonny J의 데뷔 앨범 「Disastro」(EMI, 2008).
알라딘에서 훔쳐온 앨범 소개에 따르면 "5,60년대 소울 음악을 촌철살인의 디제잉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재기발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음악을 한다는 소니 제이는 빅 비트와 고전 소울을 결합시키는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앨범은 국내에 7월 22일 소개될 예정이지만, 본토에서 6월 16일에 발표되었으니 상반기 결산에 포함시켰다.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화려하다. 그래서, 앨범 커버를 보면 더 기분이 좋아진다.
5 In Flames / A Sense Of Purpose
스웨덴의 멜로딕 데스메틀 밴드 인 플레임스 In Flames는 미국에 상륙한 몇 안되는 북유럽 메틀 밴드. 미국 상륙 직후부터 시작한 팬들의 찬반양론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음악 스타일이 변했다고 해도 사운드만큼은 절대 인정이다.
밴드의 아홉번째 스튜디오 앨범 「A Sense Of Purpose」(Dream On, 2008)의 커버 아트는 알렉스 파디 Alex Pardee가 담당했다. (알렉스 파디는 앨범의 첫 싱글 <The Mirror's Truth>도 담당했다. 유스드 The Used의 앨범 커버 아트로 유명한 그는, 귀여운 표정의 악마를 묘사하는 데에 탁월하다. 인 플레임스의 앨범 커버에서는 그런 특징을 감추고 있지만, 칙칙한 앨범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무지개 색은 이 커버아트의 포인트다.
1 Madonna / Hard Candy
2 Gavin Rossdale / Wnaderlust
숨막혀. 멋진 수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런 커버는 엘르나 보그에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편' 같은 기사 내보낼 때 쓰는 게 좋지 않겠어?
3 Uriah Heep / Wake The Sleeper
10년만의 정규앨범이면... 「Magician's Birthday」 커버 아트를 담당한 로저 딘 Roger Dean을 영입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음악과 어울리는 게 낫지 않아요? 이게 유라이어 힙 앨범 커버라니... '부다 바' 컴필레이션용 커버잖아요... (멤버들이 할아버지에 근접하니 존댓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