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커피물이 끓는 동안
얼마전에 선물로 받은 인스턴트 베트남 커피(내가 좋아하는 인스턴트!)가 대기중이다. 그리고 크리미 버터 크래커 샌드위치 '키드-오 Kid-O'. (뭔가 엄청난 것처럼 굉장히 길게 썼는데, 포장에 써 있는 것을 그대로 한글로 옮겼을 뿐....)

이 이야기가 과학으로 검증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집중해서 뭔가를 하다 밥을 먹으면 머리에서 돌던 피가 위로 내려가는 것 같고, 그래서 머리에 산소 공급이 안되어 멍청해지면서 바로 잠들게 된다. 요 무렵에 거의 밥을 먹지 않는 이유다. 과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뻥이라면 칠팔년 동안 만들어낸 습관일 게다. 집중하려고 커피만 마시며 사나흘씩 굶었던 게 꽤 오래 전부터 습관이었으니....... 가볍게 먹는 과자는 괜찮았다.

요 세 가지는, 그런 의미에서, 최근 나의 주식 主食인 셈이다.

그렇다면, 야간작업을 위한 철저한 준비? 아니, 그럴 리 없다. 커피는 얼마 전에 글을 썼으니 선물이란 걸 알겠지만, 사실 'Kid-O' 과자는 생각지도 않게 받게 된 선물이다. 내가 이걸 받을 게 아니라 오히려 축하 선물을 한아름 보냈어야 하는데....... 어떻게 받게 된 건지 이미 아셨을 분도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은근슬쩍 이 자리에 끼워넣으며, 뒤늦은 축하를 하는 걸로 대신해야겠다. 내년에도 돌아올 기념일이니, 그때....... 를 기다리며. 하긴, 이 선물을 받을 무렵에는 먼저 선물을 보낸다는 걸 상상해본 적이 없던 때였긴 하다.

따지고 보면 그동안 받은 선물은 죄다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다. 이거이거...... 받기만 하고 주는 법을 모르는 무개념 인생이었는데, 이거 참 고치기 힘들다. 워낙 힘들게 살아서 그렇다고 말하곤 하지만....... (그렇지만 이건 정말이다. 설명을 위해 기나긴 고난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건 생략!)
 



라디오헤드 Radiohead의 앨범 「Kid A」는 혹시 Kid-O 과자를 먹으며 붙인 게 아닐까, 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다. 요즘 내 망상의 힘이 유난히 강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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