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1 
유난히 피곤했던 이번달 일이 비교적 충돌없이, 그러나 충돌하지 않았으므로 흡족하지는 않게 끝났다. 더 깊게 이야기하거나 요구하지는 않았다. 내가 갑이 아닌 을의 을이니. 개입할 필요도 없고 여지도 없다.

2 
전화. 그러나 받지 않는다. 피곤할테니 자게 내버려두기로 했다. 어제 통화의 결론은 오늘 전화하고 시간정합시다였다.
어제의 통화는 이랬다.
K : 언제 끝나?
Whit*ryder : 내일 오후 두시쯤?
K : 그럼 내일 점심 같이 하면 되겠네. 나도 지금 일이 많아서 처리하고 좀 자야할 듯.
W : 내가 오전에 전화해서 상황 보고 전화할게.
그 전화를 받지 않은 거였고, 결국 점심은 일을 하던 그곳에서 먹었다. 모처럼 먹는 밥이라 국물도 남기지 않았다. 끝이 보였나보다. 이렇게 과감하게 밥을 먹은 게 언제였나.

3 
집에 돌아와 잃어버린 글들을 제 자리에 복구해놓았다. 발행을 할까 했지만, 이제 잡담은 발행하지 않고 공개만 하기로 했다. (가칭)잃어버린댓글찾기프로젝트도 포기. 어떤 댓글이 달렸고, 어떻게 응답했는지 기억한다. 이걸로 족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4 
집으로 찾아온 K는 점심을 먹자고 했지만, 난 점심을 먹었으니 저녁이라고 이름 붙이고 먹기로 했다. 요즘 허해서 고기를 먹어야겠다기에 돼지갈비. 바로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임진각이나 가자"는 제안을 한다.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일이 끝나 이제 긴 휴식이므로. 밤에 달리는 자유로는 폭주하고 싶어질 것 같다. 운전면허가 없는 나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상상을 했지만, 그 길은 자전거로는 달리지 못하는 길일 게다. 한강의 끝이 희미하게 보였다. 임진각전망대는 밤에는 닫힌다. 광장에서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왔다. (임진각으로 가는 기차를 타봐야겠다고 생각해 임진각역에서 기차시간표를 하나 구했다.)

5 
잡담의 끝. 요즘 부쩍 나의 (쓸데없는) 이야기가 많아졌다. 할 말이 그렇게 넘쳐났던 건 아니다. 자전거 이야기가 조금 많았을 뿐이다. 오늘은 몇 km에 강조의 볼드체를 사용할 일이 끝났다.

6 
1년 365일에서 가장 기억하기 싫은, 그렇지만 당분간 또렷하게 기억할 날이 오려면 30분 남았다. 벌써 4년이나 지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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