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얼마전 우연히 재즈 컴필레이션 한 장을 얻었다.
앨범 타이틀은 「이종학의 길모퉁이 재즈카페」(Universal, 2008).

앨범 타이틀에 누군가의 이름을 건다는 건 누군가가 쌓아놓은 이미지를 이용하겠다는 의미이니, 오디오 평론과 재즈 평론을 함께 하는 그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렇게 누구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건 어색하다. 적어도 내게는.




커버 디자인은 보다시피 수록된 곡의 오리지널 커버를 콜라주했다. 가만히 바라보는데, 스쳐지나가는 생각들.

「이종학의 길모퉁이 재즈카페」 커버를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재즈 앨범 커버의 스타일을 대충 떠올릴 수 있다.

[1] 악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악기를 든 연주자의 모습을 바로 보여준다. 이는 재즈 뿐만 아니라 팝과 클래식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앨범 커버에서 그 아티스트가 어떤 연주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라 거론하는 것조차 새삼스럽다. 때때로 얼굴만 넣기도 해서 뭘 연주하는지 모를 때도 있긴 하다.

[2] 주로 퓨전재즈 계열이나 아름다운 밤을 위한 재즈 컴필레이션에서 자주 사용하는 커버로 도시의 밤 사진이나 그림을 넣는다. 빌딩의 야경이나 해변이 자주 보인다. 이야기하지 않아도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목적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무드음악으로 사용하기에 좋다는 뜻이겠다.

[3] 음악과 상관없이 아리따운 여성을 등장시킨다. 일단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앨범 커버아트의 목적을 가장 잘 이용한 커버로, 판매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에디 히긴스 Eddie Higgins의 카탈로그를 보유한 일본의 비너스 Venus 레이블은 앨범 대부분을 이런 커버아트로 만들고 있다.

「이종학의 길모퉁이 재즈카페」 커버를 봐도 이 일반화는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

그렇지만 이 컴필레이션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앨범 커버는 위에 이야기한 것들이 아니다. 신해철이 <재즈카페>에서 노래했던가. "하얀 담배연기"라고. 재즈는 담배를 부르는 모양이다. 아아아, 신촌의 록뮤직 전용 카페도 '하얀 담배연기'라고 항변하지는 말길. 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는, 「이종학의 길모퉁이 재즈카페」에는 담배를 문 앨범 커버에서 세 곡이나 곡을 가져왔고, 그중에서 자니 하트만 Johnny Hartman의 앨범 커버를 보면 가지고 싶다는 것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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