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Buy or Die

2008. 10. 2. 05:07
1
갑자기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팝!" "라이프!" 이런 건 정말 이유가 없다. 갑자기 누군가 생각나듯, 갑자기 듣고 싶어지는 게다.

「Around The World In A Day」 Inside Cover 「Around The World In A Day」 Front Cover


2
쌓인 (쓰레기 같은) 짐들을 뚫고 프린스 Prince를 찾아오는 건 불편하다. 아직도 가끔 CD를 넣으면 컴퓨터가 쓰러져버린다. 재부팅.... 그래서 바쁠 때는 CD를 넣는 게 조심스럽다. 요즘 하던 대로 그냥 imeem이나 뒤적거려보자.
워낙 디스코그래피가 방대하다보니, 검색이 제대로 되질 않는다. 하필이면 「Pop Life」라고 앨범 제목을 단 친구도 나와서 검색을 방해하고... 어떻게든 찾다보면 나오겠지.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찾으니 나온다. 그런데.... 익스텐디드 Extended? 이런 버전이 있었나? 시간도 긴걸?



Prince
<Pop Life (Extended)>
from the album 「Around The World In A Day」(Paiseley Park/Warner, 1985)

대개 익스텐디드 버전은 괜한 시간 늘리기인 경우가 많다. 오리지널 버전은 모든 장점을 다 갖고 있는 상태로 앨범에 수록하기 때문에 앨범 버전이 사실은 가장 좋다. 노래를 듣다보니 특별한 건 없다. 오리지널 버전이 3분 42초인데, 이건 9분이 넘는 것 정도? 그럴리가 있나. 뭔가 다른 게 있겠지.

3
가사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럼 그렇지. PMRC가 눈에 불을 켜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던 이 시기의 프린스는 할 말이 너무 많았다. 보라색으로 처리한 부분이 오리지널 버전에 실리지 않은 가사들. 오리지널 버전으로도 충분하지만 이 버전을 구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팝 라이프'에 대한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 그런데 몇 년 전에 나왔던 베스트 앨범에 이 곡이 있는 것 같은데?
 
 
Prince 「Ultimate」(2006)
4
결국 CD장을 뒤적거려 오리지널 앨범과 함께 「Ultimate」(Warner, 2006)을 꺼내왔다. 그럼그럼, 내가 이 앨범을 즐겁게 들으며 이 곡이 있었던 걸 봤단 말이지.
그런데.... 이 앨범에 수록된 버전은 리믹스는 리믹스인데 <Pop Life (Fresh Dance Remix)>다. 가사는 확장된 가사로 나온다.

전반적인 스타일은 단순한 익스텐디드 버전이 좋다. 그렇다면 살 수 있나 확인해볼까?

5
일단 구글 창이 열려 있으니 구글 검색. 옳지. 여기에 있구나. <Pop Life (Extende)>는 미국 싱글이 아니라 영국에서 발표한 12인치 싱글에 수록된 곡이라고 한다.

6
자주 가는 중고 사이트에서 확인. 생각한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음반이 많으니 여기에 있다면 당장 사는 게다. 그런데 없다.

7
<Pop Life> single cover
그럼 이베이로. 오호. 역시 없는 게 없다. 그런데 모두 Vinyl이다. 당연했다. 처음부터 조금만 생각을 했으면 12인치는 CD가 아니라 Vinyl이라는 걸 알 수 있었을 텐데 사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지 CD인지 LP인지 확인도 하지 않았다. 가격은 생각보다 세다. CD로 나왔으면 그냥 사겠지만, LP를 그것도 가사 때문에 사기는 조금 부담된다. 나중에 컴플릿 싱글 박스셋이 분명히 나올 테지. 그때까지 기다리든지 잊든지 둘 중 하나.

8
그래서 결론은 DIE.
그래도 이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하나는 건졌다. 익스텐디드 버전의 마지막 가사. 그다지 중요할 건 없는 가사에 첫 시작이 같지만 So가 붙었다는 것 하나로도 내게는 꽤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So what's the matter with your life? (자, 그럼 따져보자고. 뭐가 문제야?)


참고로 앨범 커버 일러스트를 담당한 사람은 덕 헨더스 Doug Henders. 뉴욕에서 열심히 창작활동을 하는 것 같은데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은 아직 없는 모양이다. 정확하게 검색이 되질 않는다. 아마도 [여기]에 있는 작품들이 스타일로 보면 그의 작품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약력을 살펴봤더니 1983년에 미네아폴리스 예술대학 졸업이다. 프린스의 앨범 「Around The World In A Day」가 1985년에 공개되었으니 막 대학을 졸업한 그의 재능을 프린스가 발견했던 걸까. 이 앨범에서 네 장의 싱글이 커트되었는데, 그 중 두장은 앨범의 뒷면 일부분을 사용했다. <Pop Life>가 그중 하나.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