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2009. 5. 1. 15:18

얼마전 쓴 글에 "포이즌 앨범 커버처럼 긴 혀를 가진 사람이 나오는 커버가 있을까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 커버를 확인해봤더니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커버가 오리지널이 아니었다.
덕분에 포이즌 Poison의 앨범 커버가 검열당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동안 눈만 남겨놓은 커버/스토리를 쓰려고 이것저것 찾고 있는 중이었고, 포이즌도 거기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는 생각으로 긴 혀를 가진 커버를 확인해봤다.

Slaughter / Fear No Evil

첫번째 리스트로 보기에는 좀 약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슬로터 Slaughter의 앨범 「Fear No Evil」(EMI, 2000) 커버다.

그런데, 바보 같다.
뱀 앞에서 혀 길이 자랑하다니.......
이건,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하는 거다. 확실한 삽질.
혀를 내밀어 조금 길어보이기는 하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의 혀다.

이번 커버/스토리에 적당한지 모르겠다. 그래도 시작하는 의미로 쓰기에는 나쁘지 않다.

조금 불쾌할 수도 있어 접어둡니다. 보려면 클릭

 

Deicide [Serpents Of The Light] (Roadrunner, 1997)

예전에 십자가 또는 가시관이라는 글에서 이야기했던 디어사이드 Deicide의 [Serpents Of The Light] 커버.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을 보니 겉모습과 달리 뱀이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슬로터의 앨범 커버에 이 인물을 등장시켰으면 막상막하였을 것 같다. 누가 더 길까?


미스터 칠드런 Mr. Children의 싱글 <Fake>(Toy's Factory, 2007) 커버도 꽤 긴 혀를 보여준다.

작게 보니까 일반적인 혀의 길이를 가진 걸로 보이는데, 클릭해서 조금 크게 보면 굉장히 긴 혀를 가졌다고 느끼게 된다. 착시현상을 유도하는 커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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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게 만든 포이즌의 앨범 「Open Up And Say... Ahh!」(Capitol, 1988) 커버.
혀의 길이로 보면 포이즌의 압승이다.
리마스터 버전이라고 하는데, 검열당했던 오리지널 커버까지 복원한 모양이다.

오른쪽 커버가 검열당한 포이즌의 앨범 「Open Up And Say... Ahh!」 커버.
위와 아래에 레터박스보다 더 폭이 널은 검은 띠로 감사놓았더니 원본의 끔찍함이 덜해보인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포이즌의 커버가 바로 이 작품이었다.

가려놓으면 더 묘한 커버가 있고, 포이즌처럼 더 안정되어 보이는 커버가 있다. 가린다는 건, 참 묘한 일이다.

 

 

 

 

 

 

 

 

 

 

 

앨리스 쿠퍼 Alice Cooper의 「Killer」(Warner, 1971)
커버의 빨간색도 그랬지만, 긴 혀를 내민 뱀의 모습과 앨범을 듣기도 전에 쇼크 록 shock rock의 걸작이라는 소리를 하도 들어서 들을 때 조금 두려웠던 앨범. 특히 앨범의 마지막에 실린 <Dead Babies>의 기분 나쁜 아이 울음소리와 이어지는 마지막곡 <Killer>를 들을 때는 정말 무서웠다. 그때 비도 내렸던 것 같다.


이렇게 마무리지어서 긴 혀를 가진 사람이 나오는 커버가 아니라 긴 혀를 가진 뱀 커버/스토리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앨리스 쿠퍼의 커버를 꺼내놓으려고 준비해둔 게 일년도 넘었는데 이렇게 꺼내놓았으니 나에게는 다행이다. 뱀의 해까지 기다리려면 도대체 몇 년을 더 묵혀둬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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