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일본 록 밴드 스트레이트너 Straightener가 얼마전 발표한 최신 앨범 「Nexus」(EMI, 2009).

기타 둘, 베이스, 하나, 드럼 하나, 키보드 하나. 모두 다섯명이 연주할 수 있는 장비다. 하지만 실제로는 넷이다. 기타와 보컬을 담당하는 호리에 아츠시 Atsushi Horie가 키보드까지 연주한다.

스트레이트너가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 출연하기로 결정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웬만한 그룹들은 이야기되는데, 유난히 이 밴드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밴드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결성 11년차. 모두 아홉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메이저 레이블에서 발표한 앨범으로는 이게 다섯번째 앨범이다.
사실 일본 록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는 편인데, 특히 펑크록 밴드는 관심 밖이다. 그렇지만 영국이나 미국쪽 스타일과 비슷한 밴드나 아티스트가 있다면 부담이 없어서 가끔 듣는다. 스트레이트너가 그렇다. 적어도 토요일 한낮 금요일 저녁에 공연장에 있다면 이 밴드의 공연은 생각지도 못한 사운드에 뒤통수를 한대쯤 맞은 듯할 것이다. 장담한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급조한 커버/스토리이니 다른 앨범 커버도 몇 개 꺼내놓아야겠다.


한때 세계적인 메이저 레이블 리프라이즈 reprise에서 앨범을 발표할 정도로 뭔가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던 미국 밴드 시크릿 머신스 Secret Machines의 2004년 데뷔 앨범 「Secret Machines」(Reprise, 2004) 커버.

밴드 멤버는 3명인데, 장비는 꽤 많아보인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장비를 집어넣은 공간이 작아서 꽉 차 보일 뿐이다.
뭔가 해볼만한 음악을 하긴 했는데, 시기를 잘못 탄 탓인지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뒤늦게 영국에서 인기를 얻은 앨범.






1990년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 한 장을 남기고 사라진 리버풀 출신 록 밴드 라스 The La's가 밴드 활동시절 네 차례에 걸쳐 참여한 BBC 세션의 곡들을 모은 컴필레이션 「BBC In Sessions」(Go! Discs, 2006)의 커버.
마치 드러머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원맨밴드인 것처럼 간결하게 세팅해놓았지만, 사실은 제대로 멤버를 갖춘 풀 밴드다. (이상하게 단 한 장의 그 앨범을 들어볼 생각을 아직도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들어봐야지.)







어쨌든 스트레이트너 이야기를 하기 위해 커버/스토리를 급조하다 보니, 오늘은 성의 없어 보인다. 이런 커버가 꽤 많을 텐데 지금 당장 기억나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다. 대신 이후에 다시한번 장비 equipment 시리즈를 약속하며^^



추가

clotho님의 댓글에 따라 긴급 추가한 배틀스 Battles의 현재까지는 유일한 정규 앨범 「Mirrored」(Warp, 2007)의 커버입니다.
모두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된 미국의 익스페러멘틀 록 experimental rock 또는 포스트 록 post-rock 밴드라고 하는데 저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피치포크에서는 환상적인 점수를 줬지만, 피치포크 스타일과 가장 먼 지점에 있는 저에게는 쉽게 다가올 앨범 같지는 않네요^^ (피치포크 최고의 앨범은 저에게는 들을 것 다 들어보고 난 뒤에 정말 지루해 죽겠다 싶을 순간에야 들어볼 가능성이 높은 앨범과 같은 의미이거든요. 멜론에서 들어볼까 했더니 없네요.) 

녹음을 하기에 앞서 장비를 여기저기 흩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막 녹음을 끝내고 벽쪽으로 장비들을 다 치워둔 것 같기도 합니다. 녹음실인지 아닌지도 확인하기 어려운데, 사진 오른편에 한 사람이 장비를 만지고 있습니다. (왼쪽 거울에 희미하게 비칩니다.) 아니면 드럼 장비 후원사 타마 TAMA 트리뷰트? 음반 뒷면을 확인해봤더니 해체해 차곡차곡 쌓아놓은 장비들이 보입니다. 상당히 많은 악기를 사용하고 있군요.




배틀스의 앨범을 추가하면서 그제야 생각난 잭스 마네킨 Jack's Mannequin의 「The Glass Passenger」(Sire, 2008)의 커버입니다. 섬싱 코퍼럿 Something Corperate의 멤버였던 앤드류 맥마혼 Andrew McMahon이 주도해 결성한 후 발표한 두번째 앨범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는데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거의 묻혔다고 해야 할까요? 감성에 호소하는 음반사 보도자료의 홍보문구가 맘에 걸리긴 하지만 앨범의 분위기는 정확하게 잡아냈습니다. 섬싱 시절에도 앤드류는 피아노가 주도하는 펑크팝 사운드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며, 잭스 마네킨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감성이 필요한 순간에 들어보면 꽤 그럴듯한 감동을 줄 겁니다.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한 앨범 커버들도 생각나는데, 누구의 앨범인지 잘 생각이 나질 않네요. 펄 잼의 비정규 앨범에도 하나 있었던 것 같고...... 이것도 다음 기회에 스튜디오의 모습을 담은 커버/스토리로 꾸며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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