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 신문기사에 대한 글이니 기사부터.    [→ 읽으러 가기]


도대체 뭘 평가하고 싶은 건가.

내가 단 한 명의 관객으로 참여해 혼자 쓸쓸하게 어떤 페스티벌의 어떤 공연을 봤어도 만족했다면 그 공연은 (기획사가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상관없이) 나에게는 행복한 공연인 게다.

펜타 2일차의 경우, 이전 글 본문에도 썼지만 7천명 쯤 되는 것 같다는 문자를 받았다. 보도자료는 2만명으로 나갈 거라고 예상했고, 예상한 대로 2만명 참여라는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 그걸 또 낼름 2만명이라고 받아적고서는 왠 관객 수 가지고 놀고 있나.

산술적으로 펜타가 3년 누적관객 15만(뭐 이따위 집계가 다 있냐? 그럼 누가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공연하면 누적 관객수 5천만명인 공연장에서 공연한다고 광고할 건가?)이면 일년에 5만이고, 보도자료대로 올해 5만이 왔다갔으면 아무 문제 없이 잘 된거다. 그런데 왜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들고 늘어져 펜타와 지산밸리로 쪼개져 관객이 불행하다고 이야기하나. 관객 위하는 척 하지 마라.

말나온 김에 조금 더.

펜타를 둘이 하다 각각 찢어졌는데 하나가 라인업을 다 빼돌려서 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치자. 그런데 펜타포트에는 5만이 왔다고 한다. 둘이 같이 했을 때도 3년간 15만이면 한해 5만이다. 그럼 이번에 생긴 지산밸리에 온 5만명은 어디 숨어 있다 나왔을까? 그렇게 산술로 따지는 거 좋아하면, 이 5만명의 관객이 숨죽이고 있다 나와서 펜타 + 지산밸리 = 10만명의 음악 팬들이 공연을 즐겼다는 걸 더 강조해줘야 하는 거다. 가고 싶은 공연이 없어서 가지 못했던 관객이 5만명이나 더 늘어난 셈이잖나. (물론 이 숫자들이 공식 보도자료이기 때문에 실제 그보다 적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숫자 가지고 노는 건 멍청한 짓이란 이야기다.)

어쨌든 그 좋아하는 산술 동원해도
관객들은 행복했다, 라고 써야 하는 거다.

이 더위에 사람들 틈에 끼어 움직일 수 없어도 아티스트를 향해 치켜드는 엄지 손가락 하나로도 행복한 거다.





그러니 이따위로 언론 플레이 하지 마라.
괜히 페스티벌 찢어져 록팬들 불편해 죽을뻔 했다는 말로, 팬들 위하는 척 하지 마라.
정말 음악 좋아하고 아티스트 좋아하니까 피곤한데도 이천에서 인천으로 페스티벌 현장을 옮겨다니면서도 공연을 보는 거다. 둘로 찢어져 짜증나는 게 아니고, 아쉽게도 서로 다른 페스티벌에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각각 참여한 것 뿐이다. 토요일의 지산밸리에 U2나 라디오헤드 같은 밴드 출연이 결정되었다면 굳이 몇 밴드를 위해 인천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는 말이다.

그러다 생각난 이야기인데
왜 아티스트만 보고 페스티벌을 평가하느냐라는 댓글을 다른 블로그에서 봤다. 정말 황당한 의문이다. 그럼 페스티벌에 아티스트를 보고 가지 뭘 보고 가나? 집에서 출발해서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비교? 주변 숙박 비용 비교? 행사장 내 떡볶이 판매가격 비교? 화장실 갯수 비교? 남녀 관객 비율 비교? 이런 거 따져가면서 손익 계산하고 페스티벌 참여하는 건가?
지산 라인업 1차가 나왔을 때 난 주저하지 않고 지산밸리 간다고 했다. 패티 스미스가 오니까.
페스티벌을 선택하는 건 아티스트 외에는 없는 거다.


기사 첫줄에서 관객은 행복했을까를 물었으니 거기에 답하는데
미안하게도,
난 지산밸리에서 행복했다.

패티 스미스를 봤고, 스타세일러를 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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