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Paladin 「Charge!」(Bronze, 1972)

2010년 6월 6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로저 딘 Roger Dean 회고전[*대림미술관에서 이 전시회 관련 웹문서를 제거한 모양이다. 월간디자인의 전시회 안내 페이지로 링크를 바꿔놓았다)에서 이 작품을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은 전시회가 아니라, 로저 딘의 작품 가운데 프로그레시브 록 팬에게 널리 알려진 팔라딘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앨범이라는 이야기.
이 앨범을 재발매한 에소테릭/체리레드 레코드의 앨범 설명에서도 숨기지 않는 것처럼 음악은 뛰어났지만 앨범 커버가 더 널리 알려졌다. 흥미롭게도 팔라딘의 음악은 재즈록 또는 펑크(funk)에 가까운데도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이 더 선호하고 있다. 하드록 성향의 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도 분명 있다. 로저 딘이 앨범 커버를 담당했다면 무조건 프로그레시브 록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는데, 이 앨범은 그런 커버아트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출정을 나선 팔라딘 기마병은 오른손으로 고삐를 움켜쥐고 왼손으로 긴 창을 잡았다. 왼손잡이다.




Marsupilami 「Arena」(Transatlantic, 1971)

프로그레시브 록이 활짝 피기 직전에 다양한 사운드를 실험했던 영국 록 밴드 마수필라미의 두번째 앨범.
최근 드라마 '스파르타쿠스'로 또다시 주목받은 로마시대 검투사의 이야기를 다룬 컨셉트 앨범답게 앨범 커버도 그 모습을 담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검투사의 모습과 좀 다르고 그림도 무척 썰렁하지만, 그게 이 앨범 커버아트의 매력(-_-)이다.

여기서도 칼을 왼손으로 들었다. 왼손잡이다.




Black Sabbath 「Paranoid」(Vertigo, 1970)

예전에 사무라이 앨범 커버를 살펴볼 때 슬쩍 끼워넣었던 블랙 사바스의 명반.
여기서도 칼을 왼쪽으로 들었다. 왼손잡이가 확실하다.

그렇지만 정말 그럴까?
웃기게도 이 앨범 백 커버에서는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앨범을 양 편으로 좌악 펼치면 왼편으로 가는 백 커버와 오른쪽으로 가는 프론트 커버가 대칭을 이룬다. (생각해보니, 이 앨범을 LP로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 가물가물하다. 더블재킷이 아니고 싱글재킷이었던가?)
아무튼, 그래도 그렇지...... 파라노이아의 세계를 프론트 커버에서 보여줘 악몽처럼 혼란한 모습을 연출했으면 되지 굳이 대칭을 시도할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다.
아, 정말, 앨범 타이틀처럼 파라노이드다.

그래도 프론트 커버에 왼손이니까 왼손잡이로 결정!



참고로 이야기하면, 난 마음과 달리 오른손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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