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뮤직비디오 때문에

2012. 4. 18. 00:53
처음에는 제목을 "뮤직비디오는 과연 진화했을까?"라고 붙였지만
이 블로그에서 이런 고차원적인 이야기를 해본 적 없다는 걸 모두 알고 있을 테니, 괜히 빙빙 돌리지 않기로 했다.



온종일 뮤직비디오만 틀어주는 케이블 TV 채널이 해외에서 생긴 지 벌써 30년.
뮤직비디오는 정말 현란의 끝까지 갔다.



그런데




뮤직비디오 두 편을 보면서




가뜩이나 묵직해진 마음이 더 무거워져버렸다.



나로 하여금 다른 이에게 "당황했다"라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부추긴 문제의 뮤직비디오






자두의 최대 히트곡 <대화가 필요해>를 2012년 버전으로 만든 뮤직비디오.
물론, 꿈보다 해몽이라고,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인데도 남편과 아내가 공감의 대화도 없이 살아가며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도 소외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안타까운 삶을 아련한 느낌을 주는 흑백필름으로 담아낸 문제작이며, 시작부터 끝까지 유일하게 움직이는 건 설거지만 하는 그녀일 뿐, 그녀를 제외하고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현대인의 소외감을 극대화시킨 파격적인 뮤직비디오이며, 차분한 자두의 음악과 어우러진 영상을 보는 동안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돌 하나가 떨어진 듯 조용히, 그러나 넓게 퍼져나가는 공감을 불러일으킨 뮤직비디오, 라고 해석해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반전 빼면 완결을 짓지 못하는 영화판에 익숙해져버려 뭔가 반전이 있길 기대하며 집중하느라 좋은 노래가 설거지 하는 동안 깔깔거리거나 종알거리는 AM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들어도 그만 듣지 않아도 그만이 되어버린다는 점에서 이 뮤직비디오는 나를 당혹의 늪으로 밀어넣었다.는 무슨...... 보는 동안 동명의 개그 코너가 생각나 "밥 묵자" 소리가 절로나온다. 왜 뮤직비디오인데 뮤직은 없고 비디오도 없나.




그런데 정말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의도하긴 한 것같다.
같은 앨범에 수록한 신곡 <1인분>의 뮤직비디오도 같은 설정으로 제작했다.
무려,
컬러인 데다, 앵글도 바뀐다.



자두 <1인분>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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