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managuchi [Endless Fantasy] (dream.hax Entertainment, 2013)
- Artwork, Design : Anamanaguchi & Andrew Strasser
움직이는 이미지로 꾸민 음반을 몇 번 본 적 있다. 아이디어를 동원해 누군가 만들어낸 부틀렉 정도로 생각했다. 이 앨범 커버를 본 순간 부틀렉이 아니라 오리지널 아트웍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이미지다. 하지만 이리저리 살펴본 결과, 오리지널 커버 아트는 단 한 장의 이미지였다. 역시 부틀렉... (이 앨범 커버아트를 만들어낸 이의 상상력은 인정한다. 훌륭하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위의 앨범 커버 때문이 아니다. 바로 아래 이미지, 바로 직전에 올린 글에 등장한 스매싱 펌킨스 The Smashing Pumpkins의 라이브 앨범 커버를 확인하다 발견한 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The Smashing Pumpkins [Earphoria] (Virgin, 2002)
와, 이거 진짜같잖아? 정말 뮤직비디오거나 다큐멘터리 화면의 일부를 앨범 커버아트로 삼았던 걸까?
움직이는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크게 반기지 않는다. (글을 쓰는 지금도 위에서 어른거리며 계속 움직이는 이미지 때문에 몹시 불편한 상태다. 시신경이 약해 움직이는 이미지를 오래 보면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세상에는 무언가를 다루는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이런 커버아트가 더 있겠지 싶어 움직이는 GIF, 그러니까 animated GIF를 검색해봤다. 역시나. 움직이는 이미지로 만들어낸 커버아트가 꽤 많았다. 그중 한 곳에서 읽은 25장의 움직이는 GIF 앨범 커버에 관해 쓴 글을 링크해두기로 했다. 관심 있으면 둘러보길.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할 뻔한 앨범 커버가 있었다.
로꼬 <나타나줘 feat. 박재범> (AOMG, 2018)
이 글이 아니라 다른 주제 글에서 다루려고 빼놓았던 로꼬의 싱글 커버는 많은 사람을 낚았다. 나도 상황을 알고 나서 크게 웃으며 아이디어를 칭찬했던 앨범 커버아트였다. 만약 저 로딩중 아이콘이 움직였다면 훨씬 흥미를 끌었을 법했다. 지금이라도 앨범 커버를 움직이게 만들어 수정본을 올려놓는 건 어떨까? ("우리 사이트에서 앨범 커버는 오직 jpg 또는 jpeg 포맷만 됩니다. gif는 불가합니다."라는 룰이 있는 음원 사이트들 정책 때문에 자제했는지도 모르겠다.)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재미없는 시대가 만났다.
(참, 우리나라 음반 커버아트에서 움직이는 GIF로 만든 커버를 본 적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커버가 존재한다면 제보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