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인티즌 마이미디어에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따져보면 꽤 오래전 이야기다.

얼마나 성실하게 글을 올렸는가와 얼마나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글을 올렸는가에 대한 고백은 이미 했으니 그 부분은 조용히 넘어가도 되겠다. 당시는 꽤 성실했다. 수백, 수천 장을 찍어도 필름 값이 들지 않는다는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가지게 되었고, 곧 시대의 관심사로 떠오를 고양이와 몇 년 전부터 이미 함께 지내고 있던 터. 소재 고갈에 시달릴 일이 없었다. 날 선 비아냥도 촌철살인의 재치로 포장되던 시절이었지만, 생각해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내겐 그런 재치나 재능이 없었을 뿐.

 

블로그가 널리 퍼진 후 두 가지 기능이 주목 받았다.

트랙백과 RSS.

 

트랙백은, 의도는 좋았지만, 탄생 초기부터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정착된 트랙백은 이상하게 변질되었다. 마치 친구맺기처럼 당신이 친구신청을 했으니 나도 친구신청을 합니다 같은 형식으로 변해버렸다. 원래 트랙백 탄생 의도는 어디로 사라지고 먼댓글을 날리면 그쪽으로 다시 먼댓글을 보냈다. (이건 내게 보낸 트랙백에 화답하는 화답용 트랙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직접 댓글을 달지 않고도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기술이라는 트랙백이 예의상 인사치레로 전락해버렸다. 이를테면, A의 글에 B가 트랙백을 날리면 A의 글에 달린 댓글과 함께 B의 트랙백도 댓글처럼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데, 상호 트랙백을 날려 두 글 사이를 쉬지 않고 왔다 갔다만 한다. 결국 트랙백들은 안부인사일 뿐인 무한진자 신세가 되었다. (아마 내 블로그 FAQ 어딘가에 이렇게 날린 트랙백은 삭제하겠다고 적어놓았을 건데, 지금도 있나 모르겠다. 그동안 삭제한 트랙백은 없었다. 내가 굳이 트랙백을 날려가며 의견 개진할 필요를 느낀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티스토리에서 트랙백을 제거한 건 정말 잘한 일이다. 암. 그렇고 말고.

 

트랙백만큼 널리 퍼진 RSS.

RSS를 잘 모른다면 이 아이콘은 와이파이로 보기에 딱 좋다.

이 RSS를 사용하면 어떤 블로그의 새 글을 읽으러 직접 가지 않고도 새 글을 모두 읽을 수 있었다. 부분공개를 옵션으로 해놓았다면 할 수 없이 읽으러 가야 하지만, RSS가 새 글 알림 기능을 해준 덕분에 도움이 되었다. 블로그 글은 물론이고 신문사를 포함한 웹사이트들도 RSS 주소를 적극 노출하며 자신의 새로운 글을 놓치지 말고 읽기를 권했다.

그런데, 구글이 RSS 리더인 '구글리더' 서비스를 종료해버렸다. 이유가 사용자 감소였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구글도 포기하는 사업이 있다고 알려준 작지만 큰 사건. 특별하지 않은 디자인이었지만 정리 기능은 탁월했던 한RSS도 10년 동안 끌고 왔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말 RSS의 몰락인가? 그럴 리가... 읽어주는 독자가 있으니 좋은 일 아닌가 싶겠지만, RSS 리더로 글을 읽게 되면 내 블로그, 내 인터넷 웹사이트에 여기저기 걸어놓은 광고가 노출 되질 않는다. 1년에 커피 한 잔의 수익이 발생하는 곳이라고 해도 모두 RSS 리더를 이용해 글을 읽는다면 10년에 커피 한 잔의 수익을 올릴 터. 그러니 이제는 RSS 주소를 감추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난 여전히 RSS를 권한다. 내 블로그에는 광고가 없다. 광고 영역은 단 1픽셀도 없다. 말 그대로, 글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고마워한다. (예전에는 별로 탐탁해하지 않았던 크롤링 봇의 방문도 이제는 환영한다. 뭐, 봇이 직접 방문을 하지는 않겠지. 이 봇들에게 RSS는 그야말로 행복을 주는 기술이다.) 어쨌든, 한RSS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10년 동안 RSS를 제공해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 회사를 찾아가기 위해 데이터 백업을 해놓았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며 내 컴퓨터 D 드라이브에서 hanrss를 검색했더니 이 결과가 나왔다.

 

 

지금 쓰고 있는 새 스킨에는 RSS 관련 자리가 없다.

옛날 스킨에 달아놓았듯, 여기에도 달아놓고 싶다. 그래서 새 글은 미뤄두고 며칠을 끙끙거렸다.

잘 모르는 CSS와 HTML 파일 여기저기 살펴보다 원하는 자리에 원하는 아이콘을 넣을 수 있게 만들어보긴 했다. 하지만 모바일에는 (캡처 이미지처럼) 정확하게 원하는 대로 배치가 되었는데, PC 화면에서는 뭔가 손을 더 봐야 한다. 어딜 손봐야 하는지 몰라 방치 중이다. 내가 원하는 RSS 위치는 왼쪽 사이드바 가장 아래.

 

 

 

 

 

끝내 원하는 스타일로 배치하지 못했지만, 눈에 잘 띄는 곳에 RSS 아이콘을 놓아두었다. 모바일에서는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하는데 PC 화면에서는 바로 알 수 있다. 이걸 해결했으니, 이제 RSS에 등록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현재 RSS 리더는 FEEDLY 외에 추천할 서비스는 없다.

 

참, 티스토리 블로그(들)의 RSS 주소는 숨겨 봐야 소용없다.  블로그 주소 다음에 /rss 를 붙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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