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탄 지 어언... 계산하기도 힘든 옛날. 이 동네로 이사 오면서 미리 짐작했듯, 게을러질 대로 게을러져 자전거 끌고 나간 적이 없다. (무려 2년 반 동안) 당근 때문에 한 번 끌고 나간 게 전부다. 어제 시골 뒷산에서 호미질 좀 했더니 무릎이 시큰거린다. 자전거는 되었고, 계단 오르기나 할까? 나와 10년 차이나는 분이 말씀하길 운동삼아 25층 되는 아파트 계단을 네 번씩 오른다고 하던데... 도대체 10년 젊은 나는 뭔가.
10층도 헉헉거리는 저질 체력이라 옥상오르기는 되었고, 다시 자전거를 타봐야할까? 이러다간 아주 많이 살찐 돼지가 되어 팔려나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자전거 커버...를 꺼내들었는데
우주 공간에 엄청나게 길게 깔아놓은 자전거도로. 경사가 어마어마하다. 저길 어떻게 올라가냐. 그림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러다 생각을 바꿨다. 그림을 자꾸 보니 오르막길이 아니라 신나게 내려가는 내리막 구간 같다. 저질체력을 위해서라도, 그림 속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에게도, 다행이다!
가자!!
어?
그런데.. 좀 이상한데? 오르막 내리막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부분이다. 너무 이상한데?
*이 블로그에 앨범 커버 올릴 때는 최대 크기를 450px로 올리는데, 이번은 조금 더 크게 올려놓았습니다.
11자 형태로 잡아야 하는데, X자 형태로 잡고 간다는 건... 왜죠? 바보인가요? 그런데 말이죠... 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혼자라면 바보라는 이야기고요. 그게 아니라면 가능한 일이긴 합니다. 양쪽 옆에 한사람씩 더 붙어서 가는 거죠. 그림 그려지나요? 자전거 세 대가 나란히 간다는 말이죠. 드롭바를 잡은 손 모양을 보면 그게 더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몇 명이 저 커버 속에 있는 걸까요? 한 명? 세 명? 가운데 자전거는 사람이 타지 않았다면 두 명이 될거고... 하... 앨범 커버 하나가 저를 곤란하게 만드네요.
그나저나, 저런 엄청난 도로를 달리려면 힘 좀 비축해야겠는데요.
자전거 타러 나가고 싶지만 이제 6월이 오면... 더워서... 얼굴이 시뻘겋게 익어서... 술 마신 사람처럼 되어버리는데... 그러면 옛날 학교 다닐 때처럼 도서관에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대낮부터 웬 술을 그리 마시고 도서관을 오냐고 화를 버럭버럭 내는 경비 아저씨께 해명도 못하고 쫓겨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올 여름에는 반드시 도서관에 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자전거 타기는 가을로 미룹니다. 가을이 되면 이제 곧 겨울이 와서 춥고, 길도 미끄러워 사고 난다고 또 미룰 텐데... 이러다 운동 같은 자전거 타기를 과연 할 수 있을까요? 한강이 가까웠을 때가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