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갔던 해수욕장은 늘 봄이거나 가을이었고, 아주 가끔 겨울이었다. 접근하기 좋아 속초 해수욕장을 자주 갔는데, 기억에 남은 해수욕장은 (커피거리 같은 게 들어설 거라 생각해본 적 없는 아주 옛날) 강릉 경포대다. 그날, 해수욕장이 문 닫는다고 공식 선언한 날이라 바다에 들어갈 일 없다며 좋아했고, 때 맞춰 좋아하는 비도 부슬부슬 내렸다. 내게 해수욕장은 조금 길게 버스를 타고 다녀오는 산책코스다. 예나 지금이나.
오늘은 강원도 쪽 해수욕장이 '공식' 폐장한다고 선언한 날. 영업 끝낸 해수욕장을 기념하는 포스팅이다.
칼리 레이 젭슨이 새 앨범에 수록할 곡이지만, 여름 가기 전에 서둘러 발표한 것 같은 최신 싱글.
우리나라 해변은 대체로 간격을 정해 파라솔을 세워놓던데, 이 싱글 커버 속 파라솔들은 배치가 자유롭다. 생각해보면 해변 모래 폭이 너무 넓은 것 같기도... 이런 커버를 보면 한 구석에 웃긴 장면을 넣곤 하던데 이스터에그 성 장면은 없는 것 같다. 이런 해변에서 선탠하고 돌아온 당신의 피부가 멋진 색으로 변했길.
* album photography by Ben Thomas | album design by Ramsey D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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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레이 젭슨의 바닷가가 뭔가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조화롭지 못해 보였다면, LA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듀오 풀사이드의 이 바닷가는 어떤가. 앨범 커버아트로 보면 매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조화를 중심에 놓고 보면 훨씬 자유롭고 평화롭고 아늑하고 상쾌한 커버아트다.
사실, 풀사이드의 이 앨범은 2020년에 발표한 앨범 [Low Season]의 리믹스 버전이다. 두 앨범 모두 지난 여름 추억을 되돌아볼 때 사운드트랙으로 삼기에 좋다. 좋은 기억을 품은 여름이었길.
'헤이트 록 hate rock'으로 발음한다는 오스트레일리아 일렉트로닉 듀오 HTRK의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