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어딘가에 "비매품 CD 수집"이 내 취미라고 적은 적이 있다.

진심은 아니고 농담에 가까웠다. 내가 음반을 구할 때 다른 이들보다 비매품 CD를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는데 이걸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게 말한 것 같다. (바보 같은 글쓰기의 전형...) 그러니까, 실제로 다양한 루트로 음반을 사고, 받고, 교환하곤 했는데, 이베이 같은 곳에서 경매로 구한 음반들, 폐업 선언할 때 조금 슬펐던 secondspin.com 등에서 구한 음반들, 회현지하상가 CD 뭉텅이에서 구한 중고 음반들, 국내/해외 음반사들에서 받은 음반들, 등등 여러 경로로 들어온 음반들을 꽂아둔 내 라이브러리에 비매품 CD가 많았다. 내 돈 주고 샀는데 비매품 시디가 생겨 겹치면 라이브러리 우선순위는 비매품 CD였다. 다양한 비매품 표식을 찍어 이 글에 덧붙일까 하다 컨텐츠 확보 차원에서 다음 기회로 미뤘다.

 

아무튼 지금까지 많이 샀다. 일반 음악 팬에 비하면 "꽤 많이"라고 할 만큼.

 

그래서 많이 흩어졌다. ▼ 이렇게.

 

아무리 CD가 둥글다고 해도, 더 이상 구르지 마라.

 

 

내 CD들은 왜 이리 방황하는 걸까.

케이스 없이 굴러다니는 녀석들을 붙잡아 이렇게 진열해둔다. 그러다 케이스를 찾아 제자리에 넣을 수 있으면 그날은 신난다. ▼ 이렇게.

 

 

오렌지팡팡보이즈 첫 앨범 [Meraki] (미러볼, 2022). 집 찾을 거라 장담했어. 최근 앨범이라.

 

 

 

언제쯤 저 CD들의 집을 찾아줄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게다.

집을 잃어버린 CD가 저게 다라면 어떻게든 찾아보려 하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 100장 들어가는 공시디 통에도 한 가득이고, 여기저기 책상 서랍, 박스 등에 흩어진 집 잃은 CD도 많다. 내 창고 가는 길에 떨고 있는 녀석들 몇 장을 가져다 배치하고 설정샷을 찍었다. 나도 너희들 집 찾아주고 싶다고!

 

나도 집에 가고 싶어요, 라고 소리칠 게 분명한 집 잃은 CD들.

 

 

 

 

 

아참, 마무리하려다 추가하는데...

저렇게 CD가 굴러다니는 건 내가 부주의해서 그렇다. 하지만 케이스가 박살 나서 인쇄물을 치워두었는데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알 수 없어 CD만 굴러다니는 경우도 많다. (어???? 이것도 '부주의해서' 인쇄물 관리를 못해 그런 거잖아... 결국 쟤네들 집 찾아가기 틀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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