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 여전히 엄청 듣는다. 디지털 음원이란 게 문제다. 디지털 음원이 내게 듣는 즐거움 주기보다 내가 (죽거나, 다치거나, 몸 또는 마음이 아파) 음악을 듣지 못하는 상황 오기가 더 빠를 거라 생각한다. 습관처럼 들을 뿐, 즐겁지 않은 음악 감상을 바탕으로 올해의 앨범 선정하는 거... 참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더 이상 올해의 앨범 같은 결산은 없다.
그렇다고 아예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아니다.
플레이리스트도 알아서 만들어주고, 들어야 할 음악 알아서 선정해주고, 결산도 알아서 해주는 AI가 있지 않은가. 이리 쉬운 방법을 두고 빙 돌아갈 이유 없다.
2. FLO는 나를 박애주의자라 부른다
내가 FLO를 들으며 얻은 배지들.
언제 이런 배지를 얻었나... 날짜를 보아 하니... 5월 출석왕?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 나머지는 다 12월... 올해 가기 전에 서둘러 배지 달아준 모양이다. 그 가운데 마지막 배지가 웃긴다.
내가 박애주의자라니!!
이런 저런 애호가는 모르겠는데 내 음악 듣는 패턴을 보면 '박애주의자'가 가장 적당하다. 안 듣는 거 빼곤 다 들으니까. 엉뚱한 과정을 거쳐 얻은 결론이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갔다.
3. 스포티파이가 정리해준 올해 많이 들은 노래.
음악 앱들을 last.fm 스크로블링 시켜놨는데... 데이터 무제한이나 제한이어도 어느 정도 쓸 만큼 데이터를 주는 요금제가 아니라서 집계가 이상하길래 다 때려 쳤다. 내가 제일 많이 들은 노래 따져봐야 거기서 무슨 단서를 찾아낼 것도 아니고... (그런데 단서를 찾아낼 수도 있겠는걸?... 은 무슨... 그냥 들었을 뿐이예요. 그냥.)
많이 들은 곡 리스트가 저런 이유는 연초에 일하던 곳이 집에서 10분 이내라 두 곡 또는 세 곡만 들으면 끝이라 그렇다. 아침에 갈 때, 점심 먹으러 집에 올 때, 점심 먹고 다시 갈 때, 일 정리하고 집에 올 때, 이렇게 네 번을 세 곡씩 들으니 순위가 저렇게 집계될 수밖에...
세 번째 노래 <Happy>는 2022년 3월 10일 이후 듣지 않는다. <Happy>는 무슨 얼어죽을...
* 뭔가 그럴 듯한 결론을 내려 했는데, 딱히 할 말이 없다.
일이 되었건, 무료해서건, 아니면, 억지 감동을 위해서건, 그래도 아직은 음악을 찾아듣는다. 뭐, 그렇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직 죽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