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쓰려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뭘 이런 걸 쓰고 그래...) 그런데 시절이 뒤숭숭해졌습니다. 나도 흔들릴 시기가 다시 와버렸습니다. 재미있는 글쓰기가 어려운 상황. 그러다 보니... 차분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써도 되겠다 싶어졌습니다. 가라앉아 더 조곤조곤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20년 정도 시간 동안 이어진 고양이. 내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여기는 일기장이라 이야기해 놓았으니, 편하게,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길지 않게, 쓰려고 합니다. 이번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의 충격에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맞지만, 다 핑계입니다. 집중이 되지 않아 무슨 내용이든 글을 쓰기만 하면 횡설수설. 정말 몇 년 만인지 모를 긴 공백을 마치고 글 하나를 썼는데, 망해버렸습니다. 다시 읽기도 싫어 집에 도착한 책 비닐도 벗기지 않고 처박아버렸습니다. 겨우 이 따위 글을 내가 썼다니... 자괴감이 들기도 했고요. 변명할 게 있긴 합니다. 글 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이런저런 일들, 제 인생 전체로 봐도 꽤 큰 충격받을 일도 있었고, 아직도 덜덜 떨리는 계엄도 있었고, 당시 하던 일이 2024년 12월 31일에 끝나기로 되어 있어 마무리 작업과 함께 새 일을 어떻게 찾나 하는 심각한 고민도 있었고.
아, 이런 이야기는 다른 글로 쓰기로 하고,
제목처럼 누군가를 울게 만들었습니다.
2012년 늦가을쯤, 누군가를 울게 했으니 12년 만입니다. 그 사이에 한 번 더 있었을 텐데, 짐작만 할 뿐입니다. 물어보고 싶지만, 그날 전화 이후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전화번호를 제가 지웠을까요... 동명이인의 전화번호만 남아 있습니다.
이걸 제외하면, 12년이 맞습니다.
왜 울게 했냐고요?
너무 간단해 설명할 내용도 없네요.
"어떤 사진으로 쓸까요?"라고 물으며 보낸 사진 한 장 때문이었습니다.
귀여웠지, 암, 그렇고 말고.
답이 곧 오길래 덤덤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더라고요. 나중에 말해주길, 마침 혼자 있던 상황이라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12년 만에 다른 사람을 울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