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오늘은 별 이야기.

누구나 스타 star가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스타가 되는 일이 생각만큼 쉽다면, "밤하늘에 뜬 별처럼 빛나는 스타" 같은 문장은 등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스타도 모자라서 빅 스타 big star라는 말이 있는 걸 보니 마음만 모질게 먹으면 정말 스타까지는 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오늘 이야기의 주제인 스타를 떠올리게 한 앨범은 이것이다.
파올로 누티니 Paolo Nutini의 2006년 앨범 「These Streets」(Atlantic, 2006).
파릇파릇한 신인이다.
이 친구의 음악을 들어보니 '스타'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할 생각은 아니다.
아니, 말 나온 김에 슬쩍 이야기를 해보자. 전체적으로 커버에 등장한 기타가 암시하는 것처럼 꽤 잔잔한 음악을 한다. 그러니 시린 마음을 슬쩍슬쩍 건드려줄 줄 안다는 말이다. 이 친구의 바이오그래피에 케이티 툰스털 K.T. Tunstall과 비슷한 시기에 무대에 데뷔... 등등의 이야기가 있지만 K.T. 툰스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그리 믿음직한 대비는 아니다. (K.T. 툰스털의 음악, 정말 좋다. 멋진 여성 보컬.)
이력을 보니 정말 웃긴다... (이하 몇 줄은 해설지에서 발췌해서 정리해야겠다. 자료 찾으러 서핑하는 것도 지겨울 때가 있다.)  영국판 '아메리칸 아이돌'인 '페임 아카데미'에서 데이빗 스네던 David Sneddon이라는 친구가 우승을 했다. 이 친구가 자기의 고향인 스코틀랜드 페이즐리에서 우승 기념 공연을 하려다가 너무 뜨는 바람에 취소했는데, 그 공연을 준비했던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빵꾸(oops!...)를 떼워야 해서 음악 퀴즈 대회를 열었다. 그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파올로 누티니다.라는 이야기.
하하. 이거 뭐야. 파올로 누티니는 '페임 아카데미' 우승자가 아니라 지역 라디오 방송 음악퀴즈 우승자였다니... 그래도 출연을 계기로 이렇게 데뷔 앨범을, 그것도 세상이 다 알아주는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발표하게 되었으니 대단한 성공이다. 이런 게 바로 스타탄생인가? 이제 겨우 19세이니 제대로 간다면 엄청나게 오래 가긴 하겠다.

지금까지 이야기가 완전히 스타(탄생) 이야기로 흘렀는데, 사실은 이 커버 때문이 아니고 이번에는 좀 색다르게 시디 알판을 보고 떠오른 것이다.
흑백으로 그려놓은 이 단순한 디자인은 파올로 누티니의 스타 기질을 보여주고 싶어한 음반사 디자이너의 기획이 드러난 아트웍일 것이다.



정말 별은 스타탄생을 예고할까?
그래서 여러 아티스트들이 단순하게 앨범 커버에 별을 그려놓는 것으로 디자인 끝!을 외쳤던 것일까?
오늘 커버 스토리는 그것을 확인해보는 자리다.



닐 영 Neil Young의 1980년 앨범 「Hawks & Doves」(Reprise, 1980)
파란 바탕에 뜬 별 하나. 앨범 타이틀도 잘 안보인다.
앨범 평가는 그럭저럭.
아주 들어주지 못할 음반은 아니지만 기억나는 곡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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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앤 메리 체인 Jesus And Mary Chain의 앨범 「Automatic」(Blanco Y Negro, 1985)
포스트 펑크 또는 노이즈 롹 스타일의 음악을 한다고 알려진 이 팀의 음악은 아직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앨범 커버 사이즈가 작은 것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 것. 물론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있다와 없다를 언급하지는 않는다.)
멤버 얼굴을 슬쩍 끼워넣는 디자인 테크닉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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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예외로 쳐야 할까? 자기 이름이 스타 starr이니 이름을 기억하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비틀즈의 멤버 가운데 가장 빛을 못 본 인물 링고 스타 Ringo Starr의 1998년 앨범.
폴 매카트니 Paul McCartney와 존 레논 John Lennon만 이야기하는 것에 불만이 있는 경우 대부분 조지 해리슨 George Harrison을 좋아한다고 대답하지만, "링고 스타가 너무너무 좋아!"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아마 그런 경우가 있다면... 너무너무 비틀즈의 음악을 사랑한 나머지 가장 관심을 받지 못한 링고 스타에게도 애정을 주는 것으로 그 사랑을 완성시키려는 조금은 삐딱한 비틀즈觀을 가졌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 1998년 앨범 「Vertical Man」(Mercury, 199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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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좋은 음악을 하면서도 그놈의 마약 때문에 종친 밴드 스톤 템플 파일러츠 Stone Temple Pilots의 1999년 앨범.
밴드 전체가 마약에 찌든 건 아니고, 보컬 스콧 웨일런드 Scott Weiland만 정신 차리면 되는데, 꼭 레코딩 끝나고 앨범 발표할 때쯤이면 그놈의 마약으로 사고를 치면서... 나머지 멤버들을 심심하게 만들어버렸다.
오죽 했으면 스콧 웨일런드가 약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걸 보다 못해 나머지 밴드 멤버들이 다른 멤버를 영입해 토크 쇼 Talk Show라는 임시 밴드를 만들었을까...
결국 밴드는 흐지부지 찢어져버렸고, 스콧 웨일런드는 현재 예전 건스앤로지스 Guns N' Roses의 멤버들과 함께 결성한 벨벳 리볼버 Velvet Revolver의 멤버로 참여해 2004년에 셀프 타이틀 앨범을 발표했다. 다행히, 투어도 별 탈 없이 잘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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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가 카프리콘에서 벗어나 콜럼비아와 계약한 후 발표한 앨범 「Comfort Eagle」(Columbia, 2001)의 배경에도 별이 그려져있다.
의도적으로 촌스러움을 가장했던 케이크는 음악 만큼은 하이브리드의 최고였지만, 시대의 흐름에 적응을 못한 것인지 이 앨범 이후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한때 이탈리안 롹의 붐을 타고 국내에 소개된 피에로 뤼네르 Pierrot Lunaire의 앨범 「Gudrun」(IT, 1977)의 커버. 깨지고 피 흘리는 별은 누구의 심장과 닮았다. 음악은... 쇤베르크의 작품을 밴드명으로 삼은 것에서 알 수 있듯 전위적이다. 비록 이 앨범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름답기 이전에 "어지럽다".




별만 덩그마니 그려놓은 앨범을 대상으로 했지만, 변형된 별이 등장하는 앨범 커버는 꽤 많다.
그때는 여러 의미가 덧붙여지면서 미국 국기의 변형이기도 하고, 진짜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별이기도 하고, 상상속의 별이기도 하고, 스타를 상징하기도 한다.
스매싱 펌킨스의 앨범 「Mellon Collie & The Infinite Sadness」(Virgin, 1995)의 별은 어떤 의미일까? 별이 존재하는 공간이 우주인 것으로 봐서는 그저 별이지만, 그 별 속에서 비너스의 탄생 같은 느낌을 주니 새로운 변형인 것 같지만... 해석하려면 프로이트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복잡하면서도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이다. 미국의 유명한 잡지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하는 존 크레이그 John Craing가 그렸다. (그의 작품을 보려면 [클릭])




혼자 프로젝트로 뛰려던 잭 델라로카 Jack De La Rocha가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마침내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Rage Against The Machine이 재결성을 알렸다.
오디오슬레이브 Audioslave로 뛰던 나머지 멤버들은 크리스 코넬 Chris Cornell을 버렸다.
크리스 코넬은 솔로로 활동할 예정이며, 조만간 앨범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팀 유지와 재결합에 대한 잭, RATM 잔여 멤버, 크리스 사이에 뭔가 감지되는 것이 있었겠지.
RATM의 두번째 앨범 「Evil Empire」(Epic, 1996)도 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만약 RATM이 해체하지 않고 계속 팀을 유지했다면... 적어도 이야기할 거리는 넘쳐났을 텐데.
지금 그들의 이슈는 무엇이 될까?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니 두고두고 이야기할 거리는 남아있긴 하겠다.

(이어지는 수퍼맨 커버/스토리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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