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2007년 3월 14일 공개 예정인 조스 스톤 Joss Stone의 세번째 앨범 「Introducing Joss Stone」(EMI, 2007)의 커버. 아직 스물이 되지 않은 조스 스톤은 정말 소울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이 앨범 커버를 보는 순간 화려한 바디 페인팅이 노래보다 먼저 들어왔다. (당연하다. 아직 음악은 듣지 못했다...)
왼쪽 어깨 부근의 피스 심볼과 그 아래쪽에 자리잡은 하트.  사랑과 평화라... 단지 바디 페인팅의 소재일까? 아니면 노래가?

앨범에 관해서는 공개된 이후에 차근히 살펴보기로 하고, 오늘 이야기할 주제가 바디 페인팅이라는 것 정도는 이제 커버/스토리를 하나 이상 읽었다면 생각할 수 있을 법하다.
맞다. 오늘은 바디 페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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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해외토픽으로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의 앨범 커버를 주제로 한 바디 페인팅 사진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언제, 왜, 어떻게, 이 바디 페인팅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아마 기사에서도 이야기하지 않았을 게다.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커버야 프로그레시브 롹을 조금 들어본 적이 있는 경우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터였다. 이 바디 페인팅은 꽤 화제가 되었고, 누군 이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쓰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때 들었던 생각 가운데 하나는, 등에 그림을 그렸으니 망정이지 앞에 그렸다면 「The Wall」의 커버는 어떻게 처리했을까 고민했다. 나머지는 다행히 좀 칙칙하니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었을 텐데... 같은 생각.
이럴 때는 가끔 상상력이 없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바디 페인팅이라는 게 예술이면서 교묘한 눈속임이기도 하니, 바디 페인팅은 처음부터 상상력을 건드려주는 작업인지도 모른다.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을 소재로 한 바디 페인팅과 함께 떠오른 앨범은 (한국에서는) 조스 스톤과 같은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표한 켈리스 Kelis의 「Kaleidoscope」(Virgin, 1999)였다.
뉴욕 출신의 R&B 아티스트. 이제 네번째 앨범을 발표하며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적어도 노년까지는 음악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법하다. 이 바디 페인팅의 주제는 데뷔 앨범을 발표한 아티스트였으니, 앨범 타이틀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정도의 선언이겠다. 그녀의 표정에서 엄숙하고 진지한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LA의 롹밴드 벅체리 Buckcherry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Buckcherry」(MCA, 1999)의 커버는 꽤 인기 있는 작품. 커버 뿐만이 아니라 앨범 수록곡 <Lit Up>도 대단한 인기를 누렸고, 이 밴드의 두번째 앨범이 국내에 공개될 때 보너스트랙으로 이 곡을 수록했다. (그리 오래된 기억도 아닌데, 장담할 수 없다. 그리 자주, 아니 처음 이후로 꺼내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밴드의 프론트맨 조시 토드 Josh Todd는 온 몸에 바디 페인팅이 아니라 문신을 새겨 넣어 앨범 커버와 밴드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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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장의 앨범 커버는 참고하기 위해 아마존에서 훔쳐온 것. 조시 토드는 2005년에 솔로 앨범을 발표했는데, 문신이 트레이드마크였기 때문에 그 모습을 그대로 커버로 사용했다. 아마존에 누군가 올려놓은 조시 토드의 사진 속에서 문신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릭]) 일본에서만 공개되었다는 EP 「For The Movies」는 벅 체리의 데뷔 앨범과 연결된 다리 부분을 커버로 삼았다.)

 


이제 살펴볼 또하나의 바디 페인팅 커버는 원 미니트 사일런스 One Minute Silence의 앨범 「Buy Now...Save Later」(V2, 2000)다. 이 밴드는 "RATM에 대한 영국의 화답"이라는 평으로 단번에 요약할 수 있는데, RATM보다는 직선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하지만 RATM 만큼 정치적이며, 정치적인 것과 상관없이 음악도 멋지다. RATM을 좋아한다면 한번쯤은 들어볼 앨범이라고 하겠다. 아쉽게도 2003년에 밴드는 해산했다.
이 앨범 커버는, 엄밀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한눈에 바디 페인팅이 아니라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한 이미지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하는 바디 페인팅도 인간의 신체를 이용해 이런 저런 메시지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선택했다. 앨범 커버에 딱 어울리는 이미지이기도 하면서, 밴드의 정치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낸 이미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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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커버는?
뮤즈 Muse의 세번째 앨범에서 싱글로 발표한 <Hysteria>의 DVD 싱글 커버다. 이것 역시 훔쳐온 커버라 확인할 수 없지만, 뮤즈의 세번째 앨범 「Absoulution」(Mushroom, 2003)의 멋진 커버를 만들어낸 스톰 소거슨 Storm Thorgerson의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앨범 커버를 제작하는 경우 싱글 커버까지 제작하는 것은 거의 기초적인 일이고 여기서도 몇 번 이야기한 바 있으니, 그렇다고 봐도 문제는 없겠다. 게다가 기법 역시 유사하니. (나중에 어떤 경로로든 이 싱글을 입수하면 그때 확인해볼 예정. 3일 후 내한공연장에서 밴드 멤버 붙잡고 물어볼까?)
그렇다면 적어도 이 앨범 역시 맨 처음에 이야기했던 '진짜' 바디 페인팅은 아니지만 바디 페인팅 기법을 응용한 사진 작품이다. 스톰 소거슨의 앨범 커버는 그래픽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모든 기술을 동원해 마치 그래픽 같은 사진작업을 하는 정말 위대한 커버 아티스트니까.


오늘은 그럭저럭 '캔버스가 된 육체'라는 제목에 맞게 여기까지 이야기한 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 커버/스토리를 쓰려고 스캔해놓은 앨범 커버는 많은데, 이상하게 커버/스토리를 하나 쓰고나면 힘이 빠져 최소한 일주일 정도 지나야 새 글을 쓸 수 있었다. 지금은 그나마 덜 바쁜 시기이니 준비되는 대로 바로 쓸 예정이다.

오늘 커버/스토리의 주제는 바디 페인팅이었지만, 이후 네 번 정도 이어질  "육체"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힘빠지면 중간에 다른 이야기 하나 슬쩍 끼워넣겠지만.
어, 그러고보니 뷰티풀 컴백 리뷰는 언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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