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꼭 이 그림은 아니더라도, 이런 그림을 한번도 못 봤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건 진화론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진화론에서 궁금한 것 하나는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했는데, 왜, 원숭이는 아직도 원숭이인 것일까 하는 것.
분명 어딘가에서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을 법한데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아직도 궁금한 것으로 남아있다.

어쨌든 오늘은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




얼마 전에 아내의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자신의 데뷔 앨범 커버를 만들었던 로빈 시케 Robin Thicke를 다룬 적이 있는데, 이 앨범은 그의 두번째 작품집.
앨범 타이틀은 보다시피 「The Evolutiou Of Robin Thicke」(2006, Interscope).
제목과 연관 짓고 있는 커버라 이해는 하지만...
너무 식상하고 뻔하지 않아?
커버에서는 뭔가 진화했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음악에서는 별다른 '진화'의 흔적을 찾지는 못했다.




이건 셀프 타이틀 EP를 발표한 후 정식으로 발표한 보드카 레인의 데뷔 앨범 「The Wonder Years」(2007, Musicabal)의 커버다.
커버 일러스트는 밴드의 보컬이자 (서울대 미대 출신!!) 안상준이 담당했다.
"서울대 아티스트 계보를 잇는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Vodka Rain)의 데뷔앨범"이라는 어마어마한 시대착오적 홍보 문구에 흠찟 놀랐는데...
앨범 커버의 상상력에 대해서 한번 더 놀랐다.
(앨범 발매 기념으로 펭귄 정수기를 추첨해서 드리는 이벤트는 놀라야 할까 말아야 할까 결정하지 못했다.)
보드카 레인은 몇 달 전에 한국에 라이선스로 공개된 로빈 시케의 앨범 커버를 못 보고 지나쳤을까?
메이저 레이블 유니버설에서 발매한 앨범인데...
그게 아니라면 더욱더...
너무 식상하고 뻔한 상상력이 아닐까?


Ciara / The Evolution
그런 의미에서,
여기서 잠깐!!

백댄서에서 시작했으니 춤을 잘 추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테지만, 이제는 노래도 잘 하는 아티스트로 대접받는 시아라 Ciara의 2007년 앨범 「The Evolution」(2007, LaFace)도 진화론을 앨범 커버에 도입했을까?
전혀!
진화와 아무 상관없는 앨범 커버라는 점에서 앨범 커버에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지만, 어쨌든 시아라는 음악에서 확실하게 진보했다.





왜 이렇게 아티스트들은 '진화'를 강조할까?
거기에는 아주 쉽고 단순하고 확실한 이유가 있다.
한 아티스트가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꼭 진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반대의 경우, 그러니까 퇴보를 했다면... 그땐 바가지로 욕을 먹으며, 냄비받침 또는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과속 단속을 방지하겠다며 차 앞에 진열되는 신세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진화한 작품은 당사자나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나 아주 즐거운 일이다.
물론, 진화했다 아니다의 평가는 듣는 사람들 각자 가지고 있는 관점에서 결정된다.
하나 더 덧붙이면, 앨범 커버가 진화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그 속에 담긴 음악과 아무 관련이 없다.
다만, 묘한 선입견을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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