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 보람이라고 표현하는 게 참 우습지만, 분명히 할인판매를 할 거야 라고 생각했던 DVD 두 장이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밥 딜런 Bob Dylan이 시나리오를 쓰고 출연도 한 '가장과 익명'은 이미 3월부터 할인하던 거였고 밥 딜런 다큐멘터리 'No Direction Home'은 이제 막 예약판매에 들어간 타이틀.
SERTAB ERENER <One More Cup Of Coffee?> from the album 「OST: Masked And Anonymous」(Sony, 2003) * also available on the album Sertab Erener 「The Best Of Sertab Erener: En Iyiler」(SonyBMG, 2007)
'가장과 익명' 사운드트랙은 세계 여러 나라 아티스트들이 밥 딜런의 곡을 부른 커버곡 모음집 형식입니다. 물론 밥 딜런 자신의 노래도 들어갔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기 전이라 모두 영화 속에서 들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세르타브 에레네 Sertab Erener의 노래를 종종 듣습니다. 한때 열심히 들었던 터키의 유명 팝 아티스트 세르타브 에레네가 간단하게 세르타브로 이름을 줄이고 참여했고, 곡의 편곡도 밥 딜런의 앨범 「Desire」(Columbia, 1976)에 실린 것보다 낫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곡이 훨씬 좋습니다. 지금처럼 비오는 날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실 때 배경음악으로 좋습니다.) 세르타브의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민속악기와 어울린 팝의 느낌을 너무너무 잘 살리는 터키 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그동안 열심히 들었던 아티스트니까요.
밥 딜런 DVD 이야기에서 터키로 넘어와버렸군요... 오늘도 세젠 악수 Sezen Aksu의 앨범을 꺼냈습니다. 커피도 마셔야겠네요.
그동안 몇 번 강조한 것처럼, 보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아무리 좋아하는 밥 딜런이라고 하더라도 나중을 기다렸고 이미 사운드트랙으로 듣고 있었으니 아쉬울 건 없었다.
기다린 이유는 분명 1만원 밑으로 할인판매를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 7천원이 되지 않는 가격이라면 큰 부담도 아니다. 더구나 '가장과 익명'은 국내 개봉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럴 듯한 제목도 없이 직역했나보다.)
DVD라는 게 참 웃겨서 기다리면 할인을 한다. 얼마전에는 2천장 한정으로 찍었다는 '킹덤'을 3천9백원에 샀다.
(2천장 한정도 안 팔리냐고 한탄하는 소리를 자주 듣지만, CD나 DVD나 웬만한 건 찍는 순간 한정판이다. 시절이 수상해서 거기에 돈을 쓰는 사람은 바보가 된다.
이렇게 CD 사고 DVD 샀다고 자랑하는 글을 쓰고, 그 글에 "이야. 저는 CD 산 게 언제인지 기억 못해요!"라고 자랑인지 자조인지 모를 댓글을 다는 상황에서 뭘 바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