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k Cave & The Bad Seeds <Where The Wild Roses Grow>
from the album 「Murder Ballads」(Mute, 1996)
kirrie님이 큰 것 하나 푼 것에 대해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는 동영상 트랙백. (을 시도했는데... 불가능하다고 나온다. kirrie님 확인좀 해주세요.)
오피셜 뮤직 비디오는 삭제되어서 만족하지는 않지만 라이브로 대체.
야금야금 혼자 듣(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들이 알고 있어 진부하겠지만, 닉 케이브의 음악이 널리 알려지는 데에 한몫 단단히 했던 곡이었다. <Where The Wild Roses Grow>가 실린 닉 케이브 앤 더 배드 시즈 Nick Cave & The Bad Seeds의 앨범 「Murder Ballads」(Mute, 1996)는 늘 몇 가지 (나만의) 이야기가 달려나온다.
* 「Murder Ballads」는 국내에 처음 라이선스로 소개된 닉 케이브의 앨범이다.
당시 음악지에 "심포니가 아닙니다!"라는 광고를 해야 했던 삼화프로덕션과 포니캐년의 합자회사 삼포니 Sampony는 앨범 타이틀만으로도 발매금지 딱지가 붙을 것이라는 걱정에 제목을 지극히 사랑스러운 「Lovely Creature」로 바꿔버렸다. 물론 원 저작자와 협의를 거쳐 결정했고, 앨범 수록곡에 <Lovely Creature>가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건 없었다. 발매금지 또는 금지곡 없이 모든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다행이면 다행이지.
* 앨범 타이틀답게 이 앨범은 여러 살인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사해석을 하면서 끔찍한 느낌이 들었던 건 이 앨범이 처음이었다. (네크로필리아 necrophilia를 비롯해 더 심한 내용을 담은 데스메틀 밴드의 곡은 널리고 널렸지만 그쪽은 어떤 내용이란 게 이미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해석을 하며 지독한 놈들이라고 뇌까릴 이유가 없었다.) 또 하나의 끔직했던 가사 해석 경험은 카니보어 Carnivore의 앨범이었던 것 같다.
* <Where The Wild Roses Grow>의 가사는 "아름다운 것들은 사라져야만 한다"고 믿는 한 살인자가 훗날 와일드 로즈 Wild Rose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는 아름다운 여인 일라이사 데이 Elisa Day를 만나 살인에 이르기까지 3일 동안의 행적을 담고 있다.
* 이 노래로 그동안 시큰둥했던 카일리 미노그 Kylie Minogue는 나만의 호감 아티스트 리스트에 올랐다.
* 앨범이 공개될 당시나 지금이나 뮤직 비디오에 거의 관심이 없다 보니 이 곡의 뮤직 비디오를 처음 본 것은 카일리 미노그의 뮤직 비디오 모음집인 'Ultimate Kylie'(EMI, 2004) DVD였다.
닉 케이브는 이전 앨범 「Let Love In」(Mute, 1994)에서 보여준 광기를 「Murder Ballads」에서 훨씬 더 교묘하고 능숙하게 표현했는데, 1997년에 발표한 다음 앨범 「The Boatman's Call」(Mute, 1997)에서 정말 닉 케이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차분한 <Into My Arms> 같은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광기를 다른 이에게 (잠깐) 넘겨주었다.
상상력과 음악세계, 그리고 음악의 깊이에 관한 한 닉 케이브는 광기에 사로잡힌 몇 안되는 아티스트다. 단 한번도 시시껄렁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