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은 늘 마지막 계단에서 멈춰선다.
문을 열어주고 나서 카메라 챙겨 따라 올라가는데 오늘도 마지막 계단에서 멈췄다.
표정이 조금 거만해보인다.
하지만 오해는 말 것.
자다 깬 뒤 아무 생각없이 형을 뒤따라 올라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일 뿐.
저 마지막 계단에서 옥상 상황을 파악한 후에야 햇볕 따뜻한 곳에 자리잡는다.
사진을 찍는데 아직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형아는 저기서 뭘하고 있나.
저 자리는 내 자리인데......
아직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나를 향해 귀를 돌리고 소리를 수집하며 여전히 상황파악 중.
그리고나서야 이제 잠이 깨는지, 또랑또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