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앨범 커버 베스트 5를 꼽고 전반기와 후반기를 합쳐 올해의 앨범 커버 베스트를 꼽는 것이 순서였지만, 이상하게 후반기에는 감동할만한 앨범 커버가 그리 많지 않았다.
대신, 다른 분들도 이미 선정했던 올해의 앨범을 선정하는 걸로 2008년 음악을 결산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매년 올해의 앨범 베스트 10을 선정하긴 했는데, 블로그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하다 보니 블로그에서 또다시 그걸 반복할 필요가 없었다. 올해는 그 리스트가 다른 것에 끼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서 블로그에 소개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WHIT*RYDER 선정
10 BEST ALBUMS IN 2008
1 Bob Dylan
The Bootleg Series Vol. 8 - Tell Tale Signs: Rare And Unreleased 1989-2006
나이가 들수록 삶은 더욱 삐딱해져갔지만, 그것에 비례해 음악은 더더욱 날카로워지는 밥 딜런 Bob Dylan이다. 이 앨범에서 다루고 있는 1989년부터 2006년까지, 밥 딜런은 네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그 네 장의 앨범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음악이 가진 힘, 그것이 정치적이거나 음악적이거나, 또는 문학적이거나 할 것 없이 하나로 뭉뚱그린 음악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 부틀렉에는 정규 앨범에 실리기 전에 녹음한 버전부터 완결짓기는 했지만 앨범에는 다른 버전으로 수록하면서 탈락된 곡, 앨범에 실리지 않은 곡과 영화음악, 라이브 트랙까지 담고 있다. 이 앨범이 빛나는 이유는, 오리지널 앨범에 못지 않은 칼날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칼날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듣는 이의 탓이 아니다. 밥 딜런 스스로 시퍼런 칼날을 볼 수 있는 자만 볼 것을 주문한 칼날이다.
2 Neil Diamond
Home Before Dark
닐 다이아몬드 버전 'American Recording' 시리즈 Vol. 2
3 Adele 19
데뷔 앨범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 두번째 앨범이 걱정되는 더피 Duffy에 비하면 아델은 느리게 느리게 두번째 앨범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제작중인 두번째 앨범이 기대된다.
4 Oasis
Dig Out Your Soul
잔뜩 허세를 부렸지만, 이만큼 허풍을 음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밴드는 흔치 않다.
5 The Raconteurs
Consolers Of The Lonely
조금만 더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을 울릴만한 음악을 만들어주길. 아직은 레드 제플린이 "자식들, 잘하는데?"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
6 Steve Winwood
Nine Lives
이름을 듣자마자, 스티브 윈우드가 누구야?라고 말했다면 이 앨범은 무시해도 좋다.
7 Kings Of Leon
Only By The Night
두가지 스타일이 공존하고 있어서 아직은 걸작 대열에 올려주긴 어렵지만,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진보를 느끼게 해주는 몇 안 되는 밴드.
8 Jakob Dylan
Seeing Things
이제는 난 밥 딜런의 아들!!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해도 좋겠다. 오히려 월플라워스의 브레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더 우습게 되어버렸다.
9 Portishead Third
만약 10년 전과 같은 음악이었다면, 과감하게 무시했을지도 모를 앨범.
10 눈뜨고코베인
Tales
국내 앨범은 뽑지 않으려 했는데 눈뜨고코베인의 이 앨범은 외국의 어떤 시기와 어떤 장르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갖춘 걸작이다. 만약 이후에 나올 세번째 앨범이 이 앨범의 음악성을 눈곱만큼이라도 넘어선다면 30년 뒤쯤은 2000년대가 배출한 진정한 걸작 정도의 칭호를 받게 될 것이다. 이 앨범은 그런 앨범이 나올 것인지 불가능할지를 알기 위한 초석이며,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2008년의 걸작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