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앨범 커버아트는 정말 굴러다닌다고 해도 좋을 만큼 여러 매체를 통해 볼 수 있다.

그 여러 매체에 올뮤직가이드도 포함된다. 일주일 단위로 발매된 앨범에 대한 리뷰를 포함한 뉴스레터를 보내준다. 앨범 리뷰가 있는 건 앨범이 좋거나 나쁘거나 따지지 않고 관심이 되는 앨범이라는 의미인 거고, 거기에 선택받지 못한 음반들은 간단히 아티스트와 타이틀만 보여준다.

얼마전 뉴스레터에서 아티스트명과 앨범 타이틀만 적어준 음반(그렇다면 그다지 주목받진 못했지만 알아서 챙겨 들으라는 의미이겠다)으로, 스위트 애플 Sweet Apple의 앨범 「Love & Desperation」(Teepee Records, 2010)이다.
스위트 애플 바이오그래피를 보면 가이디드 바이 보이시스 Guided By Voices와 코브라 버드 Cobra Verde 멤버로 활동하는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존 페트코빅 John Petkovic이 주도하는 밴드라고 한다. 여기에 언급한 밴드 가운데 가이디드 바이 보이시스 정도는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알려졌다.

마음에 든다. (기회가 된다면 음악이 아니라 앨범 커버때문에 구하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 앨범의 커버아트는 알다시피 스위트 애플이 만들어낸 오리지널이 아니다.
록시 뮤직 Roxy Music의 앨범 「Country Life」(Virgin, 1974)에서 모델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가져왔다.
록시뮤직의 앨범 커버는 너무나 유명해서 기억해두는 게 좋다. [록시 뮤직 이야기를 보려면 클릭]





이렇게 앨범 커버아트의 아이디어를 다른 앨범 커버에서 가져오는 건 너무나 흔한 일이다.
음반 커버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런 소재는 재미를 준다.
록시 뮤직의 앨범 커버가 워낙 유명하니까 스위트 애플이 커버아트의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가져온 건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가져오면 표절의 혐의가 더해지기 때문에 대부분 슬쩍 변형하는 걸로 표절의 혐의를 벗어나면서 커버 보는 즐거움을 준다.


이를테면 이런 커버들.

Eric Clapton 「E.C. Was Here」(Polydor, 1975)

Louis XIV 「The Best Little Secrets And Kept」(Atlantic, 2005)



에릭 클랩튼의 라이브 앨범을 루이14세라고 이름붙인 이 밴드가 재미있게 변형시켰다.
커버아트의 오리지널과 변형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Pink Floyd 「Atom Heart Mother」(EMI, 1970)

The Dorf 「The Dorf」(Leo, 2009)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커버에서 일부만 가져와 응용한 도르프 The Dorf의 앨범 커버도 재미있다. 이런 커버에서 오리지널을 확인하려면 눈썰미가 조금 필요하다.
(※ 도르프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다루는 잡지에서 커버만 보고 여기에 적고 있기 때문에 음악을 들어보질 못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밴드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개 볼 수 있는데, 음악은 내 취향이 아닌 것 같아 앨범 커버만 이야기하고 끝.)

바로 이런 게 앨범 커버를 보는 재미다.
그 재미를 어떻게 유도할까 고민하는 건 아티스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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