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나는 11번가 회원이 아니며, 멜론도 가입했던 적은 있지만 아직 쓸 생각이 없으며, 네이트닷컴을 첫 페이지로 놓거나 검색을 위해 이용할 생각도 없다. 이런 놈들이 왜 내 의지와 상관없이 폰에 떡 자리 잡고 있어야 하나 분노하다 루팅을 결심했을 뿐......
그런데, 졌다.
편집증 때문에 뭔가 싹 비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하며 루팅을 시도한 것도 아닌데, 없어도 된다고 확인당한 것들만 손댔는데, 40글자 짜리 문자가 메시지 압축 상태로 날아오거나 (더 문제는 그걸 열 수도 없어서, 바로 전화해 지금 보낸 문자 내용을 읽어달라고 요청해야 했다는 점이다), 전화가 소리소문 없이 왔다 끊어지거나, 문자가 와도 소리가 나지 않거나..... "다시 설치하세요"라는 속 편한 결론만이 유일한 답이었던 현상이 벌어지는 바람에 루팅과 순정 복귀를 10번은 한 것 같다. 결국 모든 걸 순정 상태로 두기로 했다. 삭제 가능하다고 판정받은 수많은 파일도 그냥 두기로 했다. 다만 루팅만 해놓고 다른 앱을 편하게 깔게 해둔 걸로 루팅 전쟁을 끝냈다.
그래, 내가 졌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걸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장소에 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왔으니까 완전히 진 건 아니다. 이걸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와 동급으로 놓고 보면 안된다.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데,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말과 같다며 상대방의 논리 속 헛점을 지적하려 했다면 당장 그만두길 바란다. 문장을 다시 보라. 운전하지 않았으므로 음주운전은 성립되지 않는다. 아무리 우겨봐도 처음부터 말장난 하다 말장난으로 빠져나가려는 족속들에게 백퍼센트 진다. 정확히 "운전을 했지만"을 넣어주길 바란다.)
딴소리...... 루트 권리, 를 얻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설치했는데 그중 카메라도 몇 가지 깔았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는 모든 것을 할 능력도 되지 않고, 기계도 그런 성능은 아니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
순발력도 좋은 똑딱이" 정도로 쓰는 게 최상의 스마트폰 라이프다.
그러면서 찍은 모니터 앞 사진.
* 만화 효과
* 1920년대 사진 효과
간파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런 조작 전용 앱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평소 지저분해 도저히 그냥 보여줄 수 없는 책상을 카메라 앱으로 변형시켜 원래가 그런 게 아니라 조작 효과라고 믿게 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
(며 또 한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밝히지 않고 넘어간다. 다음에 다시 하게 되었을 때 쉽게 알아채면 나만 손해)다. 흣흣.
* 제목으로 사용한 "졌어요 당신이 이긴 거예요"는 산울림 7집 수록곡 <하얀 밤> 가사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