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지난 2015년 을미년(乙未年) 때도 그러더니 (*관련글 : 2015년 끝자락을 열흘 남짓 남겨둔 시점에 완성하는,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의 해) 올해는 무려....... 2016년을 하루 남겨놓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아직도 진행중이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중간에 말을 끊더라도 오늘은 틀림없이 완성해 발행하려 하니, 하루 남겨놓은 시점에 완성하는 건 분명하다.

사실 이 글은 지난해처럼 게으름 피다 늦게 완성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며 새해가 되자마자 서둘러 글을 쓰려고 앨범 커버들 찾아서 정리하고 올려놓고 있었다.


시작은 이렇게 써놓았다.

제목을 보고 이미 불쾌해졌을지 모르겠지만, 이 글에서는 어쩔 수 없이 "병신"이라는 단어를 써야 합니다. 글을 읽으며 더 불편해지지 않으려면 1. 지금 브라우저를 끄거나 2. [여기를 눌러] 이 블로그의 메인페이지로 나가면 됩니다.


그렇지만 올해가 다 끝나가는 이 시점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이 글을 완성해 공개하지 않은 건 다행이다. 당시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는데도 뭔가 목에 걸린 듯했는데 이제는 입에 착착 달라붙는 단어가 되어버렸지 않은가. 그냥 '병신년'은 금지하고 '병신년(丙申年)'이라고 써야 허용한다는 말도 있었던 상황도 지금 돌이켜보면 무척 웃긴 뻘짓이었다. 나 역시 괜한 자기검열로 글을 접어놓거나 이렇게 친절한 경고문을 붙여 공개하려고 했으니, 늦은 공개가 오히려 덕을 보게 되었다.


서설이 논점을 벗어난 건 아니지만, 논점을 흐리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아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서둘러 본론으로.



Damon Albarn 「Monkey: Journey To The West」(XL, 2008)

병신년 원숭이해, 2016년이 오기 전부터 원숭이해 관련 앨범 커버는 "이거다!"라고 생각했을 만큼 제일 먼저 올려놓았다. 물론 이게 오리지널 앨범이 아니라 같은 이름의 뮤지컬 사운드트랙 형식이라 원숭이를 앨범 커버에 등장시켰다고 보기보다는 공연 포스터가 맞겠지만 어쨌든 음반은 음반이니 앨범 커버아트로 보는 게 실수나 착각은 아니다.

당시 고릴라즈 Gorillaz 활동을 잠시 멈추고 프로젝트 밴드 더 굿, 더 배드 앤 더 퀸 The Good, The Bad & The Queen으로 활동하던 블러 Blur의 데이먼 알반 Damon Albarn은 이 사운드트랙을 통해 자신만의 또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갔다. 마치 만화같은 앨범 커버 속에 들어있는 원숭이. 뮤지컬의 토대는 '서유기'이다. 그러니 제목에 붙은 원숭이는 손오공이 분명하다. 이 앨범 커버를 가장 먼저 생각했던 이유는 데이먼 알반과 함께 고릴라즈를 이끌어가며 멋진 일러스트로 우리를 매혹시킨 제이미 휴렛 Jamie Hewlett이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Roger Waters 「Amused To Death」(Columbia, 1992)

TV를 지켜보는 원숭이.

사회 비판이라는 핑크 플로이드 시절에 대한 압박이 상당할 텐데도, 로저 워터스는 적어도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결코 놓지 않았다. 앨범 전체 메시지에서 원숭이는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다. 나이면서 당신이기도 할 테고.



UFO 「No Heavy Petting」(Chrysalis, 1976)

앨범 평은 대단히 낮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히트곡은 있는 UFO의 앨범. 70년대 앨범에서 "멋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커버아트를 만들어낸 힙노시스 Hipgnosis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미래형 사이버펑크의 느낌을 준 커버아트. 무심한 표정의 원숭이는 덤이다.



Grinderman 「Grinderman」(Mute, 2007)

- design by Tom Hilingston

배드 시드를 이끌어가는 닉 케이브 Nick Cave가 사이드 프로젝트로 결성한 밴드 그라인더맨 Grinderman의 첫 앨범. 앨범 커버의 원숭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깊이 분석해본 적이 없어서, 지금 이야기할 수 없다. (이후에도, 한참 뒤에나 원숭이의 의미를 분석하게 될 것 같다.) 뭔가 애처럽긴 한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수많은 원숭이 커버를 찾아놨는데..... 시간관계상 과거의 원숭이 커버는 여기에서 멈추고.... 2016년 발표된 원숭이 앨범 커버를 몇 개 늘어놓고 끝내야겠다.



Soul Asylum 「Change Of Fortune」(Entertainment One, 2016)

소울 어사일럼의 2016년 새 앨범. 이 앨범 커버를 보는 순간, 소울 어사일럼의 새 앨범 전략이 얼마나 영민한지 알 수 있다. 사진 속 원숭이는 온천욕을 즐기는 일본 원숭이다. 올해가 동양권의 음력으로 원숭이해라는 걸 이미 파악한 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원숭이를 앨범 속에 담아놓는 전략. 오랜만의 앨범을 동양권에서 어필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이라고 본다. (성공 여부는 추적하지 않아 모르겠다.) 커버아트에 쓴 사진은 무척 유명하다. 구글 검색을 해보길.



Kongos 「Egomaniac」(Epic, 2016)

일렉트로 팝의 분위기와 얼터너티브 록의 분위기를 함께 표출하는 록 밴드 콩고스의 세번째 앨범 커버.



Magic Trick 「Other Man's Blues」(Empty Cellar Records, 2016)

제목만 블루스지 평범한 록이라며 불만을 터트릴 수 있겠지만, 뭐, 제목이야 마음대로 짓는 거고, 음악이 마음에 들면 좋아해주고 싫으면 거부하면 될 것 같다. 엄청난 흡인력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느긋하게 빠져들 수 있는 음악이다. 그러니까, 커버 속 오랑우탄(?)의 모습처럼 원숙한 느낌을 준다는 의미이다.



Neil Cowley Trio 「Spacebound Apes」(Hide Inside Records, 2016)

재즈 피아니스트 닐 코울리가 트리오 포맷으로 발표한 앨범.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한 뮤직비디오를 보면 앨범 커버아트의 우주복 입은 원숭이를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에도 원숭이 앨범 커버는 무척 많았는데, 2016년에도 여전히 많다. 소울 어사일럼은 올해가 원숭이해라는 걸 알고 아예 방향을 그리고 잡은 것같다. '혹성탈출' 시리즈가 여전히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상황. 줄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다.



병신년도 이제 하루 남았다.

내 인생에 또 다른 병신년을 맞이할 가능성은 없겠다. 병신년,이라니.... 그런데, 2017년 정유년은 닭년이다... 이상하게 이어진다.

(아아, 말하지 않아도 된다. 띠가 변하는 날의 기준은 24절기의 '입춘'이라고. 어차피 입춘이 언제인지 따지려면 달력을 봐야 한다. 그게 귀찮아 그냥 양력으로 말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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