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커버/스토리

김지은 [흔적] (Mirrorball Jazz World, 2016)


2016년이 거의 다 지나갈 무렵에 구한 음반 한 장.


잠깐!

아래 글을 읽기 전에 5초에서 10초 정도 앨범 커버에 집중해주길...


정처없이 걸어가면서도 음악만큼은 결코 놓지 않는, 그런 (흔한) 이미지. 그런데, 사진... 어딘지 이상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 앨범 커버를 본 순간 저승사자의 이미지인 줄 알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승사자를 검색해보면 이런 이미지들이 나온다. 맞다. 내가 이 앨범 커버를 본 순간 떠올린 이미지와 같다.


1000장의 사진을 찍으면 적어도 서너 컷 정도는 괜찮은 사진을 찍을 법한 디지털 카메라일 텐데, 왜 이런 이미지를 골라 커버에 넣었을까...

제작 시간이 얼마나 부족했던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며 유튜브에서 '김지은 흔적'을 검색한다. (이건 한 1년 전부터 생긴 습관이다. 디지털 음원보다는 피지컬 음반을 여전히, 아직도, 한참 뒤까지도 좋아할 테지만, 음반을 시디플레이어에 넣고 음악을 듣기보다 우선 유튜브에서 찾아보는 게 먼저가 되었다. 내가 스트리밍 사이트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건 이미 몇 번 밝혔는데, 요즘은 유튜브에서도 앨범 단위로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없으면? 없는 건 없는 대로, 한 곡만 있으면? 한 곡만.) 앨범 제목으로 쓴 <흔적>은 오피셜 뮤직 비디오가 있다. 반갑게 재생한다.



길눈이 어두운 나는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어딘지 알 수 없다. 뮤직비디오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앨범 커버에 쓴 사진을 찍었을 거라 추측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어?

일시정지!

캡처!




약간 잘렸는데, 뮤직비디오 1분 3초 구간일 게다. 왜 이런 장면을 찍어놓고 앨범 커버 사진을 처음 사진으로 골랐을까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동영상을 캡처해 그 일부로 만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얼굴은 보여주지 않지만 여성이라는 건 알 수 있고,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길이 아니라 차도 지나다니는 길이니까 더 외로워 보일 테고.




그래서 "답답하면 네가 뛰던지..."라는 명언을 따라 내가 직접 만들어봤다.





'내가 만든' 흑백 버전


'내가 만든' 컬러버전.


사실, 흑백 버전을 기본으로 삼고 컬러버전 속 노란 선을 흑백 사진 속에 노랗게 칠해놓고 싶었고, 원본 커버에 있는 trace라는 영문도 왼쪽 아래에 넣고 싶었다. 하지만 포토샵으로 이미지 줄이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몇 번 시도하다 포기했다.

중요한 건 내가 만든 앨범 커버가 더 좋아보이지 않느냐는, 자뻑(미안합니다. '자뻑'이라는 속어가 딱 맞을 것 같아 슬쩍 갖다썼습니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흠흠, 하다 문득 돌려본 시디의 뒷면. 아뿔사. 어떻게 이런 사진으로 프런트 커버를 꾸몄을까 탄식하느라 뒤를 돌려볼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다 만들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로 백 커버를 꾸며놓았구나. 이렇게.


하지만 여기에서도 불안한 요소는 여전하다. 주인공의 발이다. 왼쪽 발이 공중에 떠 있는데, 불안해보인다. (자뻑의 기운이 유지되고 있는 이 시점에 잠시만 위로 올라가 내가 만든 커버아트를 한번 봐주시길.)



결국... 이 앨범에 쓴 사진은 앞과 뒤 모두 적절하지 못하다.

제작 기일이 얼마나 급했길래, 사진을 골라 쓸 시간조차 없었던 걸까.



이 음반이 잘 팔려서 초판을 모두 소진한 다음, 다른 이미지로 바꿔 재판을 찍었으면 좋겠다.

이게 웃기지도 않는 유머를 구사한답시고 쓴 이번 글의 주제이며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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