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커버/스토리 [diary edition]

- 뜬금없이,

라고 적긴 했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쓰려고 했던 내용이다.

- 그러니까,

올뮤직가이드에서 우리나라 시간으로 매주 토요일 새벽에 날리는 [New Music This Week] 뉴스레터에 따라 그 주에 가장 멋진 앨범 커버와 최악의 앨범 커버를 한 장씩 골라 글을 쓰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었다. 적어도 한 주에 글 하나는 쓸 수 있을 거고, 그러면 빈곤한 글이나마 쌓일 게고, 그러면 개점휴업인 사람들보다 최소한 내가 더 부지런하다는 걸 자랑할 수 있을 게고, 그러다 혹시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그러나, 말하지 않을 사람들이 슬쩍 지나가며 아직 살아있구나 생각할 거라는 걸 기대한 거.대.한.계.획.

- 한마디로,

음흉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 그렇지만,

마음만 앞섰을 뿐. 한달에 글 하나도 벅찼다. 그런 나를 보며 참 형편없는 삶을 살고 있구나 싶어 이번 주에는 [New Music This Week] 뉴스레터를 지나치지 않고 뜬금없이, 이번 주 베스트 앨범 커버를 선정하게 되었다. (괜한 도발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덧붙이면, 순전히 나 혼자 북 치고 장구쳐 내놓은 결과다.)




Adrianne Lenker [Abysskiss] (Saddle Creek Records, 2018)

- Cover photo by Zoë Lenker

이번주 베스트 앨범 커버로 뉴욕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에이드리앤 렌커의 최신 앨범을 선택했다. 왜냐고? 불행하게도 '그냥'이 이유다. 항상 호평할 준비를 해둔 캣 파워 Cat Power와 케이티 턴스톨 KT Tunstall이 새 앨범을 발표해 어드밴티지를 얻을 법 했지만... 커버가... 커버가... 최악으로 꼽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



이 앨범을 이번 주 베스트 앨범커버로 선택한 이유가 그냥이면서 그냥은 아니다. 에이드리앤 렌커의 앨범 커버를 본 순간 떠오른 한 장의 앨범 커버. 그 무렵 이번주 최고의 앨범 커버로 올려놓았(지만 지금까지 글 하나 쓰지 않았)던 티그란 하마시안 Tigran Hamasyan의 앨범 커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Tigran Hamasyan [Luys i Luso] (ECM, 2015)




이런 앨범 커버 속 공간에 있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아마 갈 일은 없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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